'제9회 2013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그랑프리에서 작품 ‘득중’으로 대상을 차지한 박원규(62)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1979년 수상 이후 아무것도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에서, 새로운 심사 방식으로 최고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 실감이 안 난다”며 “표구까지 작품이라 생각해 대회에서 마련해 준 것 대신 스스로 준비했던 점도 좋게 봐 주신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상작 ‘득중’은 조선시대 서예이론가 이 서의 서론집에서 착안한 것으로 한자 ‘얻을 득(得)’과 ‘가운데 중(中)’을 아래위로 배치, 지나침도 모자람도 치우침도 없이 꼭 알맞은 상태인 중용 혹은 조화를 강조한다.
“글씨도 그렇고 삶도 그렇고 한쪽으로 치우치기 쉽잖아요. 그래도 조화를 이루고 살자는 거죠. 억세지도 부드럽지도 않게요.”
박원규는 스물한 살 때 강암 송성용 선생에게 서예를 사사했고, 삼십 대 중반 대만에서 전각을 배웠다. 1979년 제1회 동아미술제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198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5년마다 한 번씩 전시회를 개최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과 ‘취화선’의 글씨를 쓴 서예가로 잘 알려져 있으며 1984년 계해집부터 2008년 정해집까지 25권의 작품집을 내고, 국내 최초 서예잡지를 창간하는 등 서예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상금은 2,000만 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