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180cm, 세로 100cm에 달하는 대작 ‘에세이’는 옴니버스 영화와 닮았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하나의 화두를 던지는 옴니버스 형식처럼 산발적이고 무관해 보이는 밑그림들은 현대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삶에 대처하는 방법 등 삶이라는 단 하나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하고 있다.

서양화가 차유림이 18일부터 27일까지 군산 정미술관에서 아홉 번째 개인전 ‘에세이(Essay)'를 열고 있다. 정미술관 기획초대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삶의 경험을 기록하는 문학 장르 수필처럼 편안하면서도 한 번쯤 생각게 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주로 꿈에 등장하는 형상이나 이미지,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충동, 여성의 은밀한 이야기를 조합하거나 변형해 표현한다. 초현실적이고 페미니즘적인 느낌이 강한 건 이 때문.

120호작인 ‘에세이’에서는 불구의 신체를 지닌 영국출신 여성작가 엘리슨 네퍼를 전면에 내세워 자신의 심리적 상황과 함께 우리사회의 모순을 드러낸다.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당나귀는 400여 년 전 그 당나귀를 타고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사랑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운 돈키호테를 끄집어내, 당당하게 맞서자고 말한다.

전주대 미술교육과와 홍익대학원 서양화과를 마쳤다. 전주와 서울, 중국, 일본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 및 단체전을 가졌으며 전라미술상(2008)과 하정웅청년작가상(2004), 전북청년미술상(2000)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와 지붕전, 투사와 포착 회원 및 전주시민대학 서양화 전담강사로 활동 중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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