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를 수십, 수백 번 이어 붙인 조형물은 언뜻 나뭇잎이 떨어진 앙상한 가지 같다. 하지만 이내 사계절을 따라 나고 지며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는 자연의 근원을 마주하게 된다.

돌로 만든 잎사귀를 선보여온 조각가 박승만이 철 나무로 돌아왔다. 10여년 만이다. 26일부터 12월 1일까지 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열리는 다섯 번째 개인전 ‘더 코어(The Core․핵심).

많은 면에서 달라졌다. 일단 주제가 확장됐다. 전에는 잎사귀를 통해 자연의 큰 틀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좀 더 깊이 들어가 생성, 순환 등 자연의 근원을 묻는다. 제목이 핵심을 가리키는 ‘코어’인 건 이 때문.

“낙엽은 새로운 생명을 싹틔우는 밑거름이 됩니다. 이렇듯 자연은 계속 순환되고 있고 생명을 싹틔우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 주목했죠.”

재료는 ‘철’이다. 작업 초반 철을 사용해 이라크전 같은 사회문제를 다룬 그는 2000년 초반 임실 오궁리미술촌에 자리 잡으며 내면을 바라보게 됐고, 흔하게 볼 수 있는 돌과 친해졌다. 안에서 바깥으로 향하는 철과 달리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속성도 마음에 들었다. 스테인리스로 돌아간 이유라도 있을까.

그는 “재료에 구애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냥 주제에 걸맞은 걸 고를 뿐이다. 이번에도 돌과 철을 함께 쓴 작품이 있고, 앞으로도 다양하게 병행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전북대 미술교육과와 전북대학원 미술학과를 마쳤다. 현재 버질 아메리카와 한국미술협회, 전북조각회, 전북현대조각회 회원 및 전북대 미술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초대는 26일 오후 5시 30분./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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