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내정설이 불거지는가 하면 반박성명서가 발표되고, 원장이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등 안팎으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향후 운영전반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악원은 2014년부터 2년간 재직할 차기 무용단장을 채용하기 위해 19일부터 21일까지 응시원서를 접수했고 그 결과 지역 4명, 외부 6명 등 모두 10명이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원서 접수 전 내정설이 제기되고, 내정설 해당자가 원서를 접수한 일자와 시각이 언론에 공개되면서부터다. 공공기관으로서 응모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지 못한 데 대한 비난이 잇따랐다.

더불어 내정설 해당자와 국악원장의 골프 회동이 밝혀졌으며, 국악원 노조 측은 이를 꼬집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골프가 대중스포츠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마당에 단지 골프회동만을 가지고 트집 잡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는 그 시점과 대상이다”면서 “‘민감한 시점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해야 할 원장과 이해당사자 간 골프회동은 그 자체만으로 이미 공공기관으로서의 공신력을 상실한 것. 마치 정치꾼들의 야합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라는 내용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원장은 22일 명예퇴직 의사를 밝혔다. 원장은 “원래 12월 말쯤 할 생각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조금 앞당기게 됐다. 여기저기서 부도덕하다는 얘기도 들었으나 청탁받은 적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었으니 떳떳하다”며 “내 결백을 보여주고, 국악원에 해를 입히지 않으려 내려놓게 됐다”고 심경을 밝혔다.

명예퇴직 과정은 통상 2주가 소요되나 원장은 신청한 이후부터 모든 업무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상황. 채용의 경우 국악원장이 심사위원장을 맡도록 돼 있어 차기 국악원장을 임용하지 않을 시 당장 무용단장 임용부터 유보되고, 이 외 모든 업무에도 지장이 생길 처지다.

전북도 관계자는 “규정상 원장이 심사위원장이기 때문에 공석으로 비워둘 순 없다. 문화예술 관련 업무를 해 본 경험이 있고,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해 나갈 수 있는 공무원 원장을 하루 빨리 임용할 계획이다. 심사가 12월 중순에 잡혀있어서 인사가 미뤄질 염려는 없다”며 “그 사이에는 도립국악원 사무국장이 업무를 대행한다”고 전했다.

무용단장 심사에 대해서는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로 진행되는데 공모한 10명 모두 서류상 적격하다. 실질적 심사는 면접이다”며 “문제가 불거진 만큼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데 힘쓰겠다. 심사위원 10명 모두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고, 심사위원장인 차기 원장은 본인 의견에 따라 심사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인사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전북도립국악원이 새로운 원장과 무용단장을 맞이함에 따라 새롭게 거듭나길 기대해본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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