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중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농산물의 ‘생산비’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도농(道農)인 전북도의 타격은 상당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북 농업은 인건비와 토지임대료 등의 급속한 인상으로 생산비가 상승 추세여서 FTA가 체결되면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따라서 전북도가 중국과의 FTA에 대비,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중·장기적 정책적 마련이 필요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한권으로 보는 중국 농업’에 따르면 중국 농산물의 생산비는 한국산 농산물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가격 경쟁력도 높아 한·중 FTA가 체결돼 관세가 철폐될 경우 국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농산물 생산비를 비교해 보면, 쌀은 중국이 6698원(20kg, 2010년)으로 한국(2만5438원)의 26.3%에 불과했다.
또 중국산 토마토 생산비(1870원, 10kg)는 한국(1만1368원)의 16.4%로 불과 할 정도로 가큰 차이를 보였으며, 오이 18.4%, 사과 26.9%, 비육우 25.9%, 배추 30.4%, 양배추 42.8%, 감귤 44.5%, 감자 33.7% 등이다.
비육돈(72.5%)과 육계(121.2%)를 제외하면 대부분 한국산 농산물 생산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농산물 수입 상황을 살펴보면, 국내 수입된 중국산 농산물 상위 10개 품목은 90년대 초반 곡류가 62.1%(수입액 기준)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지만, 2000년대 접어들어 채소류가 21.7%로 수입 비중이 높아졌다.
수입 채소류 시장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97년 36.7%에서 2010년 73.9%로 증가하는 등 중국산 농산물이 우리의 식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농업총생산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념채소류(김치, 고추, 마늘, 양파, 당근, 배추, 무, 파)는 중국산 비중이 95% 이상 차지하는 등 중국산 의존도가 높다.
이처럼 중국산 농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관세까지 철폐된다면, 국내 농업이 입을 타격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중국과의 FTA 이후의 전북농업을 예측해 봐도 상황은 암담하다.
중국과 FTA가 체결되면 전북지역 피해액이 연간 3000억 원에 이르고 전국 예상 피해액의 10%가 넘을 것을 분석되고 있다.
즉, 중국이 전북에서 생산되는 쌀과 고추, 무, 양파 등 겹치는 부분이 많아 타 지역보다 피해가 크다는 것.
따라서 생산비를 주도하고 있는 인건비와 토지 임대료 등의 지속적 상승을 막고,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중국과 FTA가 체결되면 전북도의 피해가 예상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중국 농산물의 경우 품질보다는 안전성에서 신뢰가 떨어지는 만큼 친환경 및 GAP 등으로 도내 농산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김동규기자·kdg2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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