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높고 험준한 산과 연신 굽이치는 바다는 웅장하다 못해 경이롭다. 반면 산을 오르거나 바다를 바라보고 선 인간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다. 작가일수도, 우리 인간일 수도 있는 이 조그마한 여행자가 걷고 걸으며 얻은 깨달음은 무엇일까.

천과 솜으로 따뜻한 화면을 선보여 온 최지선이 개인전을 연다. 갤러리 숨(관장 정소영)이 진행 중인 릴레이 개인전 ‘플랫폼’의 일환으로 28일부터 5월 17일까지 ‘익숙한 풍경을 보는 또 다른 시선’을 개최한다.

청년작가로 하루하루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가 천착한 주제는 현대인이자 생활인으로서 무거운 짐지고 있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주위 한 번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없는 우리로 하여금 모든 걸 새로이 인식케 하고, 정말 중요한 것 혹은 근본적인 것을 바라보게 한다.

천에 솜을 넣고 바느질 한 다음 아크릴물감을 칠하는 방식은 입체적이면서도 거대한 자연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작가가 늘 언급하는 따스함이나 동화적인 느낌을 내는데 적합하다.

그는 “단조로워 보이는 풍경 속에서 무의식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느낄 때 삶 속에서 보고 느끼는 풍경과 감정들을 때론 동화같이, 때론 단순한 화면 구성으로 익숙한 풍경을 보는 또 다른 시선의 풍경을 만든다”면서 “우리가 잊거나 잃고 살아가는 소중한 것들의 가치있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대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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