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조직 불안정, 그 대안은

조직 불안정을 불러일으킨 원인을 제거해야 할 것이다. 일단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게 급선무다. 임금의 경우 현실화해야한다는 의견이다.

물론 팀장급 월급이나 수당이 다소 개선됐고 향후에도 꾸준히 올리겠다고 밝혔으나 팀원들의 급여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고, 비슷한 규모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팀원 급여보다 50만 원 가량 낮다. 집행위원장 및 부집행위원장과의 양극화는 여전하다.

한 문화예술기획자는 “급여가 일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 의욕을 상실케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감당할 수 없는 차이는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렇듯 임금은 근로의욕 나아가 영화제 성패와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적절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주는 게 필요하고 헤드인력과 너무 큰 차이가 나는 것 또한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근로조건도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여러 영화제들 직원들이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연시돼서도, 계속돼서도 안 된다는 것.

팀장 대부분을 상근직으로 돌린 제도가 그 외 팀장들과 팀원들에게까지 확대돼 영화제 운영 연계성을 높이고 인력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처우가 나아지면 지역 일자리가 실질적으로 창출되고 지역 인력들이 핵심인력으로 커 나가는 발판 또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역에서 성장하고 또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핵심 인력으로 일부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다른 문화예술기획자는 “지난 영화제를 보면 전북 출신이 지프지기(자원봉사자)로 시작해 프로그래머로 커 나간 사례가 있다. 해외에서도 막내부터 위원장으로 올라온 경우가 있어 부럽기 그지없다”면서 “물론 우리가 다 해야 한다는 편협한 시각은 아니다. 지역 정서와 목소리를 반영하고 또 절충해 시너지 효과를 내면 좋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외부에서 핵심인력을 채용할 시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 대부분은 영화제 외 다른 일들을 맡고 있고 영화제 기간만 지역에 머물러 책임감과 연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영화인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 아무리 능력이 좋다 한들 투 잡 혹은 쓰리 잡을 하고 있는 사람이 한 가지 일만 하는 사람보다 더 몰두할 수 있겠느냐. 애정이나 소속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엔 자신이 있을 때만큼은 문제가 터지지 않길 바란다. 속된 말로 하다 안 되면 떠나면 된다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하반기 지역 대표 축제인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도 화려한 경력과 인지도를 자랑하는 집행위원장을 선임했지만 행사 기간 자리를 비우고, 연출작을 제외하곤 별다른 행보가 없다는 지적이 잇따른 바 있다. 비슷한 사례다.

화려한 경력보다는 행사와의 적합성, 진정성, 성실성 등에 무게를 둬 영화제 내 문제를 바로잡고 내실을 키울 수 있는 운영진을 영입해야 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이틀 여 앞으로 다가온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프로그램과 운영 같은 보이는 것에 앞서 조직 불안정 등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 내실 있는, 탄탄한 영화제로 거듭나길 바란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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