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또 다른 권력 영어를 통해 우리의 서열문화를 살펴본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강준만이 ‘한국인은 왜 영어를 숭배하는가’를 펴냈다. 일제강점기 고학력층에서는 인정 투쟁 및 사교권 장악 수단으로, 미군이 새로운 지배자로 등장한 해방정국에선 가장 강력한 생존 무기로, 1970년대 이후에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이 땅에 들어오면서부터 권력 아닌 권력이 돼 버린 영어.

이러한 열풍은 왜 생기는 걸까. 대안은 없는 걸까. 책은 광풍에 너그러워지자고 말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입시전쟁, 직장승진에 이르기까지 내부서열을 정하기 위한 용도로 이용되는 영어가 쉽사리 없어질 순 없어서다.

그렇게 나온 결론은 서열 유동화다. 서열 미화와 서열 타파 모두 불가능한 만큼 둘 사이 중간지대를 만들자는 것. 쉽게 말하면 대학의 기존 ‘고정 서열제’를 노력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변동 서열제’로 바꿔야만 학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물과 사상사. 280쪽. 14,000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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