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aby~."

김치연구가이자 신뱅이 대표인 안명자가 김치를 배우러 온 영국인 부부 다니엘과 사라에게 배추를 내 아이처럼 소중히 대해야 한다는 뜻에서 언급한 말은 조리장을 이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치를 사랑하는 영국인 부부가 김치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전주를 찾았다. 2008년과 2010년 부산과 서울에서 영어강사로 머문 다니엘과 사라는 김치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한 마디로 멋스러운 음식입니다. 매운 맛에 끌렸어요. 맛도 있고요. 무엇보다 고기, 치즈 같은 다른 음식들과 잘 어울린다는 게 장점이죠.”

2011년 영국 런던으로 돌아간 그들은 책과 인터넷을 통해 배운 조리법과 한국에서 가져온 식재료를 토대로 한국음식과 패스트푸드를 접목, 판매하는 포장마차를 운영하기 시작한다. 김치버거와 불고기, 양념통닭 등이 그것.

“영국인들은 매운 맛에 환호하고 하얀 것보다는 빨갛게 버무린 걸 선호하죠. 있는 그대로의 한국 김치를 좋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점차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여러 곳으로 퍼져 나가는 추세입니다."

고향 스코틀랜드로 돌아가 ‘Kimchi cult'라는 명칭의 작은 가게를 열기로 마음먹은 부부는 책으로 배운 김치와 한국음식을 몸소 체험하기로 했고, 때마침 한국문화원에서 알게 된 한국인 지인과 안명자 선생의 인연으로 음식의 고장 전주를 찾았다.

안명자 대표는 “일본의 중년 세대들이 여러 번 찾아오긴 했지만 서양의 인터넷 세대들이 문의를 구한 건 처음이다”면서 “사실 한국인이 특정 국가에 가서 한국 음식을 전파하기란 힘든 일이다. 그 나라 사람들이 우리 음식으로 그 나라 입맛에 맞는 요리를 개발하는 게 더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라고 했을 때,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의미를 전했다.

안 대표는 이어 “김치와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방법은 물론 정서까지 전해 진정한 한국 나아가 전주를 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20일부터 4박 5일 간 진행되는 수업은 갈비 및 불고기 양념 만들기, 비빔밥 만들기, 김치 만들기, 김치 관련 음식 만들기 등으로 구성된다. 21일 방문한 한옥마을 내 신뱅이에서는 배추 절이기가 한창이었다.

서양요리가 계량에 의존함을 고려해 김치 만드는 법을 정확히 제시했으며 철저히 전통적인 방식을 전수했다. 부부의 방식을 본 후 안 선생이 시범을 보이고 다시 부부가 따라하는 등 몸에 익을 수 있도록 반복도 계속됐다.

“만들기는 어렵지만 한국음식을 진심으로, 마음 깊이 사랑합니다. 제대로 배워서 스코틀랜드에서도 이를 나누길 원합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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