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만금상설공연은 풍성한 볼거리로 눈길을 끈 반면, 짜임새 없는 줄거리로 아쉬움을 남겼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 상설공연추진단이 주관하는 ‘2014 새만금상설공연-아리울 스토리’가 24일 개막했다. 넌버벌 퍼포먼스 ‘아리울 스토리’는 2013년 하반기 창작공연 ‘아리울쿡’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기존 내용을 따라가되 요리 부분을 제하고, 새만금 인근 신화 같은 지역 스토리를 덧입혀 완성된 작품이다.

일단 새만금 방조제라는 관광지에서 개최되는 공연임을 충분히 고려해 합격점을 받았다. 관광 중 들르는 곳인 만큼 65분가량의 비교적 짧은 시간으로 구성하고 볼거리는 많이, 줄거리는 쉽게 만든 것.

다채롭고 화려한 볼거리가 단연 돋보였다. 퓨전국악과 최신영상기법을 비롯해 남성 군무, 댄스스포츠, 상모돌리기, 모듬북, 비보잉 등 다양한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보는 재미를 더하고 집중도를 높였다. 특히 국악, 양악, 가요 같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수준 높은 음악은 듣는 즐거움을 선사했으며, 숙련된 무용수들은 안정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무대를 완성했다.

쉽고 단순한 줄거리도 호평을 받았다. 이상적 세계를 꿈꾸는 땅의 부족 ‘호족’과 생명과 평화를 숭상하는 바다의 부족 ‘용족’간의 쟁투와 화합을 통한 새로운 희망의 땅 아리울을 창조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고, 여기에는 아리와 율의 시대를 거스른 사랑이야기가 더해진다.

보편적인 이야기로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을 확보하는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너무 단순해 짜임새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비언어극으로 대사를 대신할 수 있는 철저한 이야기 구조가 마련돼야 함에도 간결성과 시각적인 효과에 치중하다보니 내실이 약해진 면이 있다.

지난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지방색을 보완하기 위해 율도국, 개양할미 등 새만금 관련 신화를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찾기 어려웠고 이미 만들어진 작품에 끼워 맞춘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아리와 율의 경우 작년 공연이나 안내지에 따르면 몇 생애에 걸친 사랑이 이어진 것인데, 과거에 대한 어떠한 암시 없이 만나자마자 사랑을 느껴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관광공연임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의 스토리라인은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더불어 음악 배열이나 연결이 과제로 남았다. 한 문화예술인은 “음악은 다 좋은데 잘 살 수 있도록 나열되지 않은 거 같다. 움직임과 음악의 연계성이 떨어지기도 하고 노래의 경우 배우와 따로 노는 느낌이다”고 전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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