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더운 여름날씨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이 올 여름 가뭄 및 태풍을 예고하고 있어 전북농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5월 전북지역 강수량이 전년동기대비 절반에 그치고 저수량도 줄어든데 반해, '벼보험' 판매가 지난해의 1/3 수준에 머물고 있어 농민들이 가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농어촌공사 전북본부 및 전북농협 등에 따르면 최근 중부지역이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며 모내기를 위한 물구하기 전쟁에 한창이다.
반면, 전북지역은 보리를 포함한 2모작 농사여서 6월경 모내기를 계획하고 있으며, 모내기에 필요한 물도 확보된 상태다.
하지만 5월 도내 강수량이 44.9mm로 평년(91.4mm)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데다 저수율도 5월 말 만수위 기준 53.9%(3억4,571만㎥)로 평년에 비해 15% 부족한 상태다.
아울러 도내 415개 저수지 중 고창 신림제(47.6%), 정읍 내장제(43%), 흥덕제(43%), 무진장 용림제(36.1%) 등 주요 저수지들의 저수율이 평년에 비해 20~30%씩 떨어졌으며, 5,465만㎥를 저장하는 전주 대아제의 경우 24.4%의 저수율을 보이며 가뭄 걱정을 심화시키고 있다.
때문에 농어촌공사 전북본부는 지난 4월 1일 가뭄대책비상상황실을, 5월 1일부터는 물관리 상황실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기상청이 올 여름 장마가 짧게 끝나고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물부족 사태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여름이 다가올수록 환태평양 지역에 폭우와 극심한 가뭄을 불러오는 엘니뇨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국제기후연구소들도 8월 엘니뇨 발발 확률을 70%, 10월엔 75~80%로 점치고 있다.
농민들에겐 가뭄이나 태풍을 동반한 국지성 호우 모두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이상 기상으로 일년 농사를 순식간에 망칠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도내 대다수 농민들은 온도 상승 및 태풍 등의 영향을 받을 경우 병충해 발생 증가 및 채산성이 저하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완주군에서 농사를 짓는 Y모씨(55)는 "봄가뭄에 밭작물이 일부 죽어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이상 고온과 태풍이 올 것을 생각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이참에 원예농업으로 돌아서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5월 30일까지로 예정됐던 농협의 '벼보험'에 가입한 도내 농가는 27일 기준 약 16.2%(1만4,683ha)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 48.5%(4만3,780ha)에 비해 1/3 수준이다.
NH농협손해전북총국은 "지난해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농가가 적었기 때문에 올해 가입율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상청이 올 여름 10~12개의 태풍을 예상하고, 이 중 2개 정도가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고하고 있어 벼보험 판매를 6월 20일까지로 연장했다"며 전북농민들의 조속한 가입을 촉구했다.
한편, 전북지역 농지는 9만211ha이며, 보험료의 약 75%~90%를 정부와 지자체에서 보조하며, 시·군별로도 상이한 비율로 지원하고 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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