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공단) 펜싱팀 서 감독과 관련 지원금 정산 여부를 놓고 문체부와 도체육회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합동수사반 조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 서 감독은 지난 12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4대악 합동수사반으로부터 선수단 훈련비와 운영비를 횡령한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14일 강동옥 전 전북펜싱협회 전무, 이정복 호원대 펜싱팀 감독, 김영호 로러스엔터프라이즈 감독이 문체부 4대악 합동수사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소문을 발표했다.
16일 강동옥 부회장에 따르면 이날 회견 참석자들은 “지난해 10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전국체전에서 전북 대표로 출전하며 받은 지원금 및 포상금 유용 혐의로 경기지방 경찰청의 조사를 받았고 올해 4월 '업무상 횡령혐의에 대해 혐의점을 발견할 수 없어 내사를 종결한다'는 공문을 받았다”며 “이번 문체부의 조사는 투서에 의한 것으로 서 감독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다”며 조사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상일 문체부 체육국장은 서 감독 조사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전북체육회 조사에서 지난 7년간 서 감독을 통해 지급된 훈련비와 지원비 2억여 원에 대한 영수증과 정산 내역이 전북체육회에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전북체육회가 혐의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북체육회는 이런 우 국장의 발언을 수긍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정면 반박하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16일 도체육회 관계자는 ‘영수증과 정산 내역이 전북체육회에 없다’는 우 국장의 회견 내용에 대해 ‘관련 서류가 다 있다’고 주장하다가 ‘일부 서류가 누락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는 등 확실한 입장을 보이지 못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관련 서류를 모아 수사기관에 다시 보냈다’며 ‘별일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문체부 체육국장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면 이는 전북체육계의 명예를 크게 훼손한 것으로, 마땅히 해명을 요구해야 함에도 ‘함구’하고 있는 것은 조사중이란 점을 감안해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반면 우 국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전북체육회는 허술한 지원금 관리에 대한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민체육진흥공단 남자 펜싱팀은 지난 7년 간 전국체육대회에서 전북대표로 출전, 여러 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전북선수단 순위 경쟁에 큰 보탬이 됐었다.
한편 고 서 감독의 장례는 16일 대한펜싱협회장으로 엄숙히 치러졌다.
/이병재기자·kanadasa@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