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문화국가’ vs ‘경제졸부국가’

관리요원l승인2014.08.31l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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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한국의 외형적 경제지표는 세계 상위권에 들어 있다. 하지만 국가의 안전망, 청렴성, 행복도 등 내면적 가치척도를 보면 항상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물질적 생활수준은 분명 높아졌지만 정신적이나 정서적인 삶의 질은 여전히 후진성을 면지 못하고 있다. 작금 우리사회에서 노출되는 많은 문제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프랑스의 퐁피두 전 대통령은 중산층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린 바 있다. ‘한두 개의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어 세계여행을 자유롭게 다니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한두가지 스포츠를 즐길 수 있어 남과 함께 어울릴 수 있고, 한두 가지 악기쯤은 연주할 수 있어 여가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한두 가지 요리 정도는 할 수 있어 남을 대접할 줄 알며, 사회의 정의가 흔들릴 때 용기가 있어 나서며 베풀고 배려할 줄 아는 자’라고 했다.
 반면에 한국의 중산층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한 직장에 10년 이상 다니며, 최소한 30평 정도 이상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고 2000CC 이상의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일정한 현금자산이 있는 등의 사람’으로 개념이 정리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 하더라도 문화국가 프랑스와 압축 성장국가 한국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사회에서의 성공가치나 그 삶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도 당연하다.
 모든 사람들은 성공적인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중산층의 개념처럼 너무 과시적이고 외형적인 면을 기준으로 하여 성공을 평가하는 경향이 짙다. 이것은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그 성공의 가치기준이 돈(재력)이 많아야 하고, 힘(권력)이 있어야 하고, 허울(명예)이 좋아야한다는 것에 있다.
 이 성공을 이루는 방편으로 좋은 교육을 받아야 하고, 좋은 연줄을 잡아야 하고, 좋은 돈줄을 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사회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사회 전반에 고질적인 병폐의 뿌리를 내리게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치 그 부류에 들지 못하면 사회적 약자요, 소외계층이 되는 것처럼 비춰지고 그것은 곧 빈익빈부익부의 사회양극화 현상을 초래하여 갈등과 분열이 팽배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사회에 중산층이 무너져버렸다는 얘기는 바로 사회구성원이 만족이나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정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사회에서 진정 성공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가 추구하는 인생의 성공은 어떻게 보면 참다운 가치의 성공이 아니다. 우리사회는 전형적인 출세(出世) 지상주의에 만연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경쟁에 내 몰리게 되어 합리와 상식이 배척되고 수완과 요령이 득세하게 마련이다.
 이런 출세지상주의는 우리사회를 무한경쟁의 투전장으로 만들어 개인적인 가치를 존중하면서 함께 살아가야하는 공동체정신을 훼손하게 된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보람을 느낄 때 그것으로 진정 행복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그런 성공의 기준이 정착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사회적 위계나 물질적 위상으로 인간의 가치가 평가되고 재단되는 풍토가 된다면 그 사회는 한국적 잣대의 출세는 있을지 몰라도 참다운 성공이 존재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의 가치를 탐구했던 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키는 성공한 사람을 이렇게 정의 했다.
 “당신의 일이 비록 작은 일이라도 전력을 기울여라. 성공은 자신의 책무에 최선을 다하는 데 있다. 성공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간 사람들이다.”
 이제 우리는 그가 말하는 그런 성공이 사회문화의 기조가 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우리도 문화국가 프랑스의 중산층 개념이 삶의 핵심가치가 되는 그런 선진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은 한낱 졸부국가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관리요원  kkozili@jeolla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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