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체전에 꼭 다시 뵙고 싶습니다. 그때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다시 인터뷰하고 싶습니다”
그의 목에 걸린 메달 색깔은 은색이었지만 금색으로 빛났다.
지난 1일 여자 고등부 육상 포환던지기에서 개인최고 기록인 13m 65를 던져 은메달을 딴 김나미(18·익산공고 2년).
“혼자서 외동딸인 저를 키우신 엄마를 더 이상 실망시킬 순 없었습니다. 저 만을 바라보시고 평생을 고생하시는 엄마를 위해 다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익산지원중 3학년 재학중 소년체전에서 이 종목 1위를 차지하며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김나미는 익산공고로 진학 한 후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운동보다는 또래 아이들과 노는 것을 좋아 했고 멋을 내기 시작하면서 포환선수에게는 치명적인 다이어트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연스레 성적은 곤두박질 쳤고 이렇다할 대회에 조차 출전하지 못하면서 잊혀진 선수가 돼 갔다.
하지만 올 여름 김나미는 마을을 다시 잡았다. 엄마 때문이었다. 운동 선수로 성공하기를 바라며 여태 뒷바라지를 한 엄마에 대한 미안함이 작은 욕망을 눌렀다.
“7월말께 나미가 제 사무실에 찾아 왔어요. 무릎을 꿇으면서 다시 운동하고 싶다고 빌러 왔습니다. 나미는 가능성이 많은 선수입니다. 다짐을 받고 다시 맹훈련에 들어갔습니다”
익산공고 최진엽 코치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김나미 체중을 불리는 것이었다. 신장 167㎝에 62㎏이던 체중을 77㎏으로 늘리면서 기본적인 힘을 갖추게 됐고 훈련 재개 3개월만에 체전 은메달리스트가 됐다.
현재 김나미 선수의 목표는 한국체육대에 진학 하는 것.
“훈련을 더 열심히 해서 14m 중반대로 기록을 높이면 한체대 진학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진엽 코치는 올해 2학년인 김나미의 성장을 장담한다. 내년 체전을 지켜보라는 김나미의 약속이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이 드는 이유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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