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영농으로 특혜 의혹을 받았던 새만금 메가리조트 부지 내 메밀밭이 적정성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먼저 1회성 경관작물을 식재하는데 수만톤의 퇴비를 묻어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냄새가 진동하면 오히려 민간이 투자를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불과 수년 후면 호텔 및 마리나 항 등이 들어설 예정인 첨단 관광단지에 1회성 경관사업을 위해 냄새나는 퇴비를 축적하는 작업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또한 축적된 퇴비가 토양 및 새만금 수질오염을 부추킬 경우 해양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4일 새만금사업단 및 군산시 등에 따르면 전남 J영농조합은 지난 6월부터 새만금 메가리조트(신시~야미 90ha) 부지 내 약 30ha에 메밀밭을 조성했다.
경관작물을 심어 관광객을 집적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사업이었으나, 입찰 절차 등이 생략돼 J영농은 특혜 의혹(본보 10월 17일, 20일, 21일자)까지 샀고, 부랴부랴 계약 관련 서류를 마련하는 촌극도 빚었다.
그런데 J영농은 내년 봄 해당 부지 약 30ha 정도에 유채꽃을 피우겠다는 목표로 올해 약 2,400톤 가량의 퇴비(음식물쓰레기 배합비료)를 반입하고 있다.
또 내년에는 ha당 100톤씩 약 9,000톤의 퇴비를 반입할 계획까지 세웠다.
이에 1년간 일시 사업으로 진행하는 경관작물 식재사업으로는 과한 퇴비 사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해당 부지는 새만금 방조제와 외항, 고군산군도 등을 잇는 요충지로, 호텔, 마리나 등 해양관광자원이 들어설 곳이다.
이곳에 축분 등을 투입하면 냄새는 물론, 내수면 해양레저 등을 위해 수질 등급을 향상시키려는 노력 등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전주시민 K모씨(46)는 "수조원을 들여 조성한 메가리조트 부지가 수년간 개발사업자를 찾지 못하다가 결국 냄새나는 메밀밭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는게 가슴아프다"며 "새만금 노출부지, 농업용지, 생태용지 등 경관식물 심을 곳이 많은데, 핵심 부지를 개발하기는 커녕 굳이 이곳에 퇴비를 쏟아붓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단속이 느슨한 틈을 타 J영농은 해당 부지에 메밀 등을 키우기 위해 불법 액비까지 상당량 살포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숙되지 않은 불법 액비는 냄새 뿐 아니라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액비 및 퇴비 살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계 당국의 인식은 위험스러운 수준으로, 환경오염을 부추기는 듯한 모습이다.
새만금 사업단 관계자는 "농어촌공사는 농작물 수확에 영향을 주는 퇴비 시비 등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해당지역으로의 퇴·액비 반입량 및 농도 등에 무관한 입장이다.
군산시 관계자도 "담당자가 휴가라도 가버리면 환경단속 및 지도할 인원이 사라지게 된다"고 변명해 '환경오염' 행위가 만연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J영농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인가도 적고, 크기도 넓어 비만 조금 오면 냄새 등은 사라진다"며 "유채꽃 등을 보기 위해서는 퇴·액비 살포가 꼭 필요하다"는 우려스러운 환경인식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시민 K씨는 "해양관광레저를 위해 막대한 새만금 수질개선 예산을 세워놓고도 한쪽에선 하천에 축분이 흐르도록 방치하는게 정부 정책이냐"고 지적했다.
한편, 비산먼지 등을 줄이는 취지도 경관작물 사업 목적에 포함됐는데, J영농은 해당 부지에서 수년간 자생적으로 군락을 이룬 갈대밭 등을 없애고 메밀밭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비산먼지를 증가시키고 있다는 비난도 사고 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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