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택 JB전북은행장(62)이 취임 사흘째인 지난 5일 지역일간지는 물론, 중앙·경제일간지 최초로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은행장 취임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사회단체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는 은행장 선임배경부터 구체적인 영업목표, 지역사회에서 향토은행의 역할에 대해 거침없이 말했다. 부친이 전북도 내무국장과 4선 국회의원 출신인 만큼 명문가에서 태어난 임 행장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며 감동시키는 기본자세를 배웠다’고 겸손해했다. 광주은행 인수에 따른 경쟁체제가 불가피하다고 충고하는 임 행장과 본점 접견실에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이번 행장 선임 배경에 대해 궁금하다.
▲광주은행을 인수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적임자로 이사회에서 결론을 낸 것으로 안다. 김한 JB금융지주 회장과는 20년 이상 함께 (금융업을) 해왔기 때문에 지향하는 목표나 가치관이 같고, 격의 없는 대화도 가능할 만큼 의사결정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광주은행장 겸임이 예정돼 있는 김 회장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두 수장이 생각이 다르고 문화 등이 다를 경우 이를 맞추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부분도 이사회에서 판단한 것으로 생각된다.

-취임식 때 영업 강화를 강조했는데 목표는 무엇인가.
▲은행이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가장 원론적인 얘기로, 광주은행 인수 등 외형은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판단한다. 이제는 질적 성장을 좀 더 지향해 내실을 강화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강화, 수익구조 개선 등을 통해 은행의 위상을 향상시키겠다.
안(도내)에서는 점포효율화를 통해 안정적 성장과 자산 건전성을 제고하고, 밖(도외)에서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에 따른 영업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강한 은행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취임사에서 언급한 카드사업 등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초저금리 상태에서 은행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 이는 전 은행권이 마찬가지로 하향 추세다. 이마저도 언제 개선될지 불확실한 실정이다. 현재 전북은행의 수익구조를 보면 이자수익의 비중이 매우 크다. 은행 경쟁력을 위해서는 수익원의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기반 확보가 절실하다. 비이자 사업부문에서의 수익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여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마련이 필요하다. 카드사업 강화를 얘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카드부문도 일정규모 단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광주은행을 인수하게 된 이유로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 마케팅과 공동상품 개발 등을 적극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양 은행의 카드사업 부문 통폐합 등은 없을 것이다. 또 자회사인 JB우리캐피탈의 오토카드 등을 보완해 카드사업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적용할 계획이다.

-지역사회 역할과 비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공헌사업 계획은 무엇인가.
▲지역사회와 지방은행 관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은행으로서, 금융기관으로서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이 있다. 재임기간 동안 여력이 있다고 현재보다 더 늘리고 싶다. 이는 전북은행의 존립 이유이기도 하다.
지방은행은 지역에서 배타당하면 설 자리가 없다. 지역에서 스킨십을 더욱 강화해 최대한 이익을 환원할 계획이다. 또 개인적으로 일회성 또는 이벤트성 행사나 공헌사업 등은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재임기간 동안 이런 부분은 지양하고자 한다.
신입사원 채용도 하나의 지역사회 환원으로 본다. 여력이 되지 않으면 다소 줄여야 된다고 하지만, 일정부분 지역인재 채용을 통해 역할을 해야 된다. 도내에서 우리 전북은행이 좋은 일자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보고 받았다. 이 때문에 신입행원 채용을 중단한다던지 전년에 비해 대폭 줄이는 등의 일은 없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청년들과의 대화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향토은행장으로 부임한 만큼 40년간 해온 금융업에 대한 재능기부도 기회가 되면 하고 싶다.

-일각에서는 전북은행(JB금융지주)이 덩치 큰 광주은행을 인수함에 따라 좀 더 과격한 표현을 더한다면 향후 적자(嫡子) 취급을 받지 않을지 걱정의 목소리가 있다.
▲시기상 적절하고 건강한 지적이라고 본다. 냉철하게 말하면 우리 은행이 5년, 10년 지나면 광주은행을 인수한 게 맞는지 되물을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취임인사차 많은 지역인사를 만나면서 대부분 초면이라는 이유가 크겠지만 광주은행 인수에 따른 장밋빛 전망이 주를 이룬다. 양 은행간의 규모 차이는 매우 크다. 광주은행이 예금보험공사 관리하에 있다보니 현재는 뒤처져 있다. 그러나 금방 따라붙는다. 지역에서 샴페인만 터뜨릴게 아니라 신중히 생각해야 되는 이유다.
우리 은행 식구들이 일에 대한 태도, 일을 보는 시각 등이 넓어지고 차돌바위처럼 강해질 수 있도록 교육 등 트레이닝을 통해 만들어나갈 것이다. 개인적 욕심은 광주은행이 우리 전북은행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쏟을 것이다.

-화제를 돌려 전북과의 인연이 궁금하다.
▲외가와 처가 모두 전북 전주로, 부친이 전북도청에 근무했다. 전주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지금도 친척들이 전주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전주는 포근하고 따뜻한 마음의 고향으로 마음 깊이 자리하고 있다.

-정계에서 잘 알려진 부친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나.
▲부친은 항상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과의 인간관계를 강조했다. 어릴 적부터 선거를 치러봤기 때문에 그 안에서 사람을 감동시키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다. 당시는 새벽부터 선거유세를 위해 나가보면 유세차량 타이어가 찢겨 있는가하면 핸들이 빠져 있는 등 각종 방해로 현재 잣대로 보면 상상하기 힘든 어려운 시절이었다.
특히 당시에는 사람들 손만 잡아도 지지하는지, 아닌지 그대로 전달됐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배웠고 선거를 통해 짜릿함도 직접 느꼈다. 이는 은행장으로 취임하기 까지 인생에 있어 값진 자양분이 됐고, 전북은행을 강한은행으로 꽃을 피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신임 행장의 취임으로 인사 시기나 폭에 대한 관심이 안팎으로 많다.
▲취임한지 며칠 되지 않았고 인사파일 등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다. 인사철이 가까워지다 보니 관심이 많을 것이지만 정기인사 등에 있어 적재적소, 능력중심 인사로 단행하겠다.
또 상식에 맞는 인사, 즉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인정하는 공정한 인사를 통해 잡음이 없도록 추진하겠다. 중요한 것은 지역이 좁다보니 인사 청탁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결과로 답할 것이다. 직장 안에서 개인에게는 승진이 가장 보람되고 즐거움이라는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공정해야 된다는 생각은 지금껏 변함이 없다.

-도민들에게 한 말씀한다면.
▲우리 전북은행은 지역이 낳은 향토은행으로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 절대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 지방금융 활성화를 목적으로 세워진 도민들이 주인인 은행이다. 중서민·중소기업을 위한 지역은행 역할을 위해 중소기업대출과 기술금융에 대한 지원 확대,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금융지원 등을 넓혀나가겠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동반자적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도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지역은행으로 만들어나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이승석기자 2press@
/사진=장태엽기자 mode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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