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동서양 기법으로 표현해 온 중견화가 이문수가 24일부터 30일까지 프랑스 구스타프 갤러리에서 열네 번째 개인전 ‘인내천-사람이 곧 하늘이다’를 개최한다.

전북대에서 미술학 학사와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그는 동양철학과 사회적 메시지를 접목한 주제를 선보여 왔다. 전북미술대전 대상(1991)과 전라미술상(2009)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북대 강의전담교수다.

"서구지역에서 동서양의 장점을 융합한 작품으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는데 이번 전시를 갖게 돼 매우 기쁩니다. 작품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기에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해외전시에 대한 갈망은 전라북도 해외전시지원사업과 프랑스에서 30년 이상 체류하며 갤러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현권과의 인연으로 더욱 구체화됐다. 3주간 이곳에 머물며 작가 자신과 작품을 알리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전시에서는 그간에 해 온 다양한 작업들을 소개한다. 노장철학의 ‘도’에서 영감을 얻어 동양의 여백과 필선을 활용하는 한편, 서구회화의 재료나 기법 내지는 상징을 덧대는 게 특징.

자신의 꿈과 밥을 위해 노동하는 인간을 의인화한 나귀를 통해 세상사는 이야기를 들춰내고 있으며 이는 서로 다투지 않고 만물을 이롭게 하는 물에서 영감을 얻은 광활한 여백 위 유려한 드로잉으로 구현된다.

조관용 미술과 담론 편집장은 “청산은 지도에 나와 있는 지명이나 장소를 표현한 게 아니다. 그리는 이의 마음으로 인간과 자연의 모든 만물을 하나의 같은 실체로 생각하는 삶의 태도를 통해 드러나는 세계”라며 “사의로 표현된 청산은 그리는 이의 심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일상적인 삶의 태도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말했다.

리디아 아험부흐그 프랑스 미술아카메디연구소 임원은 “명대의 절파화풍을 정통했으며 그 양식적 특성과 기교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면서 “내면과 외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힘 있는 붓의 몸짓과 일관된 의식에 기초한 작품들은 그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고 평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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