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익산문화재단이 2014 창작공간 레지던시를 마무리하는 전시를 진행 중이다. 지난 24일부터 12월 4일까지 익산 레지던시 전시장과 익산문화예술의 거리 내 창작스튜디오 E-127에서 진행되는 레지던시 ‘노멤버․리멤버’.

익산문화재단은 지난 3월 강성은, 김윤희, 김창원, 신보름, 루나 이정은, Paul Zϋrker 등 입주작가 6명을 선정했고 이들은 짧게는 3개월부터 길게는 9개월까지 익산에 머물면서 지역과 인연을 맺어왔다.

익산과 평화동의 공간과 문화, 공동체 등을 각기 다른 관심과 주제로 재해석한 게 눈길을 끈다. 지난 24일에는 오픈스튜디오를 열고 작가들의 작업실을 둘러보며 작업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그 중 강성은의 작품은 흙과 백, 몇 개의 선만으로 이뤄져 강렬하지만 다소 난해하고 추상적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주체와 대상이 특정한 시․공간 속에서 만들어내는 지각과 사유라고 주장한다.
‘특정한 시․공간에 놓인 존재’라는 조건은 매우 중요한데 작가는 시간 속 풍경과 존재들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계와 시작,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치유와 휴식의 시간을 암시하기도 한다.

김윤희는 연필을 이용해 도면인 듯 그림 같은, 그림인 듯 도면 같은 작품을 내놨다. 기호적이고 철학적인 주제에 집중한 것으로 삶을 지배하는 규칙과 약속,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을 탐구하기 위해 언어의 결합물인 시부터 살폈다.

김창원은 흑백 영상을 배경으로 여러 이미지들을 결합했다. 인간들이 향유해야만 하는 삶의 가치들이 만들어줄 수 있는 삶의 유의미성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더욱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한 장치다.

신보름은 한지와 목탄을 활용해 다층적인 구조의 작업을 선보였다. 예술에 관한 근본적 고민과 더불어 자신의 존재론적 고민들이 부드러우면서도 추상적으로 구현돼, 기존 프로젝트팀 ‘Free87’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루나(Luna) 이정은은 아무 관계 없는 이미지들을 한 화면에 결합한다.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셈인데 삶의 영역은 전혀 예측할 수 없음을, 모든 것이 합리적일 순 없음을 말하고 있다.

Paul Zurker는 관객이 자신의 몸과 정신, 상상력을 통해 작품에 개입할 수 있도록 발명가적 기질을 발휘한다. 그의 작품에서 예술작품의 제작과 기호적 상황들에 대한 해석이 중요한 건 이 때문.

김주선 큐레이터는 “작가들이 현재를 어떻게 다층적으로 해석하는 지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예술과 삶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예술이 우리의 삶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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