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악재를 이겨내고 한국 축구 대표팀을 27년만에 아시안컵 준우승으로 이끈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며 뿌듯해했다.
그는 1일 인천국제공항 밀레니엄홀에서 가진 대표팀 귀국 환영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회 전에 우승을 하겠다고 확신하는 약속은 드리지 않았다"면서 "대회를 치르면서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어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선을 다해서 대한민국을 위해 힘을 쓰겠다는 점 한 가지는 약속드렸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그라운드 위에서 펼쳐보였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기존 스트라이커 자원을 부상과 기량 저하로 선발하지 못한 데다 대회 초반 주전 다수가 감기 몸살 증상을 보이고 핵심 전력이 부상을 당하는 난관을 헤치고 1988년 대회 이후 27년만의 준우승을 일궜다.
당초 목표로 삼은 55년만의 우승에는 아깝게 실패했으나 태극전사들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에서 완전히 탈피, 열정적인 플레이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환영식에는 팬 500여명이 몰려 선수들이 한 명씩 소개되며 단상에 오를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슈틸리케 감독은 "깊은 환대에 감사드린다"면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로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이런 환대가 필요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음은 환영식에 이어 가진 슈틸리케 감독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 이제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을 치러야 하는데 구상을 어떻게 잡고 있나.
▲ 지금가지 해온 대로 꾸준히 준비하고 한 발걸음씩 나아가면 된다. 이번 대회를 통해 분석을 많이 했고 나아져야 할 점도 봤다. 조금만 보완하면 된다. 월드컵 예선에서 어떤 상대와 맞붙게 될지 모르겠으나 이번 성적에 만족하지 않겠다.
-- '실리축구' '포지션 파괴' 등에 팬들이 깊은 인상을 받았다.
▲ 결과가 좋으면 어떤 전술을 쓰고 어떤 축구를 해도 논란이 되지 않는다. 어떤 전술을 써도 어떤 선수가 들어가도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준 게 성과다. 특히 많은 어려움을 대회 도중에 겪었는데 그런 가운데서도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해준 점은 아주 긍정적이다.
-- 이정협(상주 상무)을 외국의 유명 선수와 비교하면 누구와 비슷한지.
▲ 비교하기에 이른 단계다. 이정협은 상주에서도 많은 게임을 뛰지 못했다. 이제 대표팀에서 게임을 뛰기 시작한 어린 선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속팀에서 빨리 주전으로 뛰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 대회 전과 비교해 지금 대표팀은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나.
▲ 대회 전보다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 선수들이 전방 압박을 많이 해준 점이 큰 변화다. 내가 원했던 부분이고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기술적인 부분은 더 발전할 필요가 있다. 수비에서부터 공을 소유했을 때 빌드업(공격 전개)을 해 가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더 발전해야 한다. 볼 점유율이 높은데도 많은 찬스를 살리지 못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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