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를 그릴 때 쓰는 화법으로 덜 마른 회반죽 바탕에 물에 갠 안료로 채색하는 ‘프레스코(fresco)’. 11일부터 16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되는 최병진의 ‘원초적 프레스코’는 그만의 개성으로 가득하다.

2003년 에꼴 드 가나에서 프레스코 과정을 이수한 후 지금까지 한 길을 걷고 있는 작가는 여러 전통
기법 중에서도 가장 얻기 어려운 과정을 거친 10년 숙성 회를 재료로 전통 그대로의 방법을 사용한다.

동양화를 전공한 만큼 수묵화의 느낌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 기법은 프레스코 바닥에 스며드는 안료와 맞아 떨어져 서양인들이 만든 벽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동양적인 분위기와 깊이, 간결함을 갖는다.

적절한 안료를 선택하고 불순물을 걸러낸 채색기법 또한 눈길을 끄는데 이번에는 청색을 활용한다. 2015년 청양의 해를 맞아 청색 기운을 받자는 의미로 재료 자체의 순수함도 있지만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에서 비롯된 시원하고 아름다운 청색과 유백색 바닥이 조화를 이룬다.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 후 다수의 개인전 및 기획전에 참여한 바 있다. 현재는 충북대학교에 출강하며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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