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은 1879년 대한제국 선포와 함께 황제를 상징하는 새로운 국새(왕이나 황제가 행정에 쓴 인장)를 만들었다. 그 중 하나인 ‘황제지보’는 미국으로 불법 반출됐다가 지난해 4월 60여년 만에 오바마 대통령 손에 들려 고국으로 돌아왔다.

대한제국 출범 이후 만들어진 국새 중 ‘제고지보’ ‘칙명지보’ ‘대원수보’만이 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었는데 이번 ‘황제지보’의 귀환으로 제작부터 실물까지 알 수 있는 대한제국 국새 4점을 볼 수 있게 된 것.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이 2015년 첫 기획전으로 미국에서 돌아온 대한제국의 국새 ‘황제지보’ 등 9점을 전시한다. 함께 돌아온 인장(국새, 어보, 사인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과 대한제국 때 사용했던 국새 가운데 현재까지 소재가 밝혀진 것을 한 자리에 모아 소개한다. 지난 10일부터 3월 8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

돌아온 국새 중에는 조선 국새 2점이 포함되는데 바로 ‘유서지보’와 ‘준명지보’다. 조선의 거북이 모양과 대한제국의 용 모양을 한 자리에서 비교, 관람하면서 국새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다.

함께 온 대한제국의 어보(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는 1907년 순종 황제(1874-1926)가 고종황제(1852-1919)에게 수강이란 존호를 올리면서 제작한 ‘수강태황제보’다. 8각의 측면에는 주역의 팔괘를 새겼으며 이와 같은 형식은 조선과 대한제국을 통틀어 매우 희귀하다.

왕실의 사인(개인이 사용한 인장) 5점도 귀환했다. 조선의 24대 왕 헌종(1827-1849)이 수집해 보소당에 보관한 인장으로 ‘우천하사’ ‘쌍리’ ‘춘화’ ‘연향’ ‘향천심정서화지기’ 등이 그것이다. 향천은 헌종의 호다.

박물관 관계자는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변경하며 자주 국가를 지향했던 당시 노력이 담겨있는 귀중한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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