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곳곳을 들썩이게 했던 전북상설공연이 숨 고르기를 마치고 보다 탄탄해진 얼거리와 다채로운 볼거리로 돌아온다. 전체적인 윤곽을 잡고 오는 4월부터 12월까지 본격적인 공연에 돌입한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 새만금상설공연단이 추진 중인 전북브랜드공연과 새만금상설공연은 따로 또 같이 운영된다. 지난해까지 존재했던 총감독제를 폐지하고 각 공연 연출에게 힘을 실어주는 한편, 총괄하는 역할이 필요할 시 새만금상설공연 상근 연출 및 안무가가 감당하는 체제로 바뀐다.

두 공연 모두 큰 변화는 없지만 다양하게 보여주면서 완성도를 높이는데 힘쓴다. 무대도 급변하는데 이전에는 낮고 공개돼 있어 다음 전개에 대한 기대감이나 참신함이 덜했다면 이번에는 높고 이를 여닫을 수 있어 긴장감과 집중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전북브랜드공연은 뮤지컬 ‘춘향’은 4월 11일부터 12월 13일까지 전북예술회관 무대에 오른다. 예산은 15억 2,000만 원. 3년째인 올해는 지난 2013년 말 선보인 시연공연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다시 한 번 뭉쳐 눈길을 끈다.

연출은 전주 출신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다수 연출한 권호성이 맡으며 극작은 극단 모시는 사람들 대표인 김정숙, 작곡은 2014년 KBS국악대상 작곡 부문 수상자인 양승환이 참여한다. 주요배역 중 몽룡 또한 2013년 참가자로 연극과 뮤지컬계에서 활동해 온 안덕용이 선정됐다.

춘향은 남원 출생으로 무형문화재 판소리 이수자이자 그룹 ‘하찌와 애리’ 보컬로 소리와 연기, 노래, 실험 음악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황애리가 처음으로 선발되는 등 모두 23명의 배우와 연주자들이 호흡을 맞춘다.

국악뮤지컬의 특성을 한껏 살린 공연은 현대적인 뮤지컬 넘버를 대폭 확대하면서도 쑥대머리 등 소리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은 살린다. 1시간 20분가량으로 시간을 축소, 속도감을 높이지만 도입부를 한층 가볍게 해 줄 단오맞이와 변학도 부임을 대신한 사냥 장면에 흘러나오는 새타령을 삽입하는 등 완성도도 보완한다.

새만금상설공연 ‘아리울 스토리’는 4월 25일부터 11월 8일까지 아리울예술창고에서 펼쳐진다. 예산은 19억 2천만 원. 5년차에 접어든 올해는 정동극장 상설공연 ‘미소’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김충한 안무가가 연출 및 안무를 맡는다. 주인공인 아리와 율은 작년과 동일한 배우들이 소화하며 전체 21명 중 5명만을 새로 채용했다.

1월 서울에서의 공연 준비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만큼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주력한다. 어두운 도입부를 좀 더 밝게 바꾸고 반고가 아리에게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개연성 있게 설명하기 위해 여성군무를 삽입한다. 비보잉 대신 특검무와 마샬아츠가 결합된 꼭지가 첫 선을 보이고 시대적 배경인 백제의 성격을 곳곳에 덧입힌다. 이에 따라 음악도 일부 손본다.

전북도가 2012년부터 진행해 온 한옥자원 활용 야간상설공연은 올해 전주, 남원, 임실, 고창 4개 시군에서 열린다. 예산은 총 6억 7천만 원. 먼저 전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전주마당창극은 판소리 심청가 중 ‘황성맹인잔치’를 중심으로 재구성해 지난 2013년 무대에 올린 ‘천하맹인’이다. 장소는 소리문화관에서 전통문화관 야외마당으로 변경한다.

남원시립국악단이 광한루원에서 여는 ‘광한루 연가3-열녀 춘향’은 춘향의 지고지순한 사랑과 변학도에 대한 저항과정을 선택 및 집중해 보여주고, 임실필봉농악보존회가 필봉문화촌에서 진행하는 ‘웰컴 투 중벵이골-춤추는 상쇠4’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상쇠가 된 봉필이가 필봉에서 정착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고창농악보존회 국악예술단고창이 고창읍성 동헌에서 펼치는 ‘도리화 귀경가세’는 판소리 정립의 주역 신재효와 무당의 딸로 태어나 여류 명창이 된 진채선 사이의 애틋함을 드라마와 춤, 농악으로 풀어낸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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