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29·KIA 타이거즈)이 국내 복귀 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해 무난한 투구를 펼쳤다.
메이저리그 입성 꿈을 접고 친정으로 돌아온 윤석민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BO 시범경기에 선발로 나서 2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내주고 2실점(1자책)했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는 아직 선보이지 않았지만, 완급 조절을 하며 정규시즌 선발 등판 상황을 대비했다.
윤석민은 "시범경기이고, 2이닝만 던지기로 한 상황이었지만 '한 경기를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완급조절을 했다"고 이날 등판의 의의를 설명했다.
1회말 윤석민이 마운드로 걸어가자 잠실구장이 술렁였다.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고, 윤석민을 외치는 팬도 많았다.
지난해 미국에서 한 시즌을 보낸 윤석민이 KBO 공식경기에 선발 등판한 건 2013년 7월 31일 광주 무등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596일 만이다.
윤석민은 2013년 후반기 주로 구원투수로 나섰다.
KIA 복귀 후 첫 등판이었던 15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도 불펜으로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오랜만에 선 국내 무대 선발 마운드에 윤석민은 다소 어색해했다.
윤석민은 1회말 두산 선두타자 민병헌과 풀 카운트 승부를 펼치다 볼넷을 허용했고 후속타자 정수빈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정진호를 2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KIA 2루수 최용규가 타구를 뒤로 흘리면서 타자와 주자가 모두 살았다.
다시 1·3루에 몰린 윤석민은 잭 루츠에게 좌중간 깊숙한 곳으로 날아가는 희생 플라이를 내줘 추가 실점했다.
하지만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정진호의 2루 도루를 포수 이홍구와 함께 막아낸 윤석민은 오재일을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2회에는 양의지·김재환·최주환을 삼자범퇴 처리하며 깔끔하게 막았다.
KIA가 측정한 이날 윤석민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3㎞였다. 윤석민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도 선보였다.
24개의 공으로 2이닝을 소화한 윤석민은 3회초 임기준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불펜에서 15개의 공을 더 던지며 구위를 점검했다.
윤석민은 지금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오른손 에이스의 자리를 되찾기 전에 보직부터 확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윤석민은 선발과 마무리, 두 보직에 대한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훈련 중이다.
이날은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 투수 역할을 머릿속에 두고 마운드에 섰다.
윤석민은 "직구 위주로 던지면서 체인지업과 커브 등을 섞어 완급조절을 했다"고 투구 상황을 설명했다.
무난하게 투구를 마쳤지만, 윤석민은 가다듬어야 할 부분을 더 많이 언급했다.
그는 "(주자가 있는 상황)세트 포지션에서 투구밸런스가 조금 흔들렸다. 1회 선두 민병헌에게 유리한 볼 카운트를 잡고 볼넷을 내준 것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시범경기서 1경기 더 등판할 것 같은데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김기태 감독은 "윤석민이 지난 경기에 비해 전력으로 던지지 않았는데도 비교적 잘 던졌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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