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도 개통에 부쳐

김승영 코레일 전북본부장

전차 운전을 하신 아버지의 모습에 반해 기관사로 철도에서 사회 첫발을 내딛고 벌써 30년이 흘렀다. 광주승무소로 발령받아 호남과 인연을 맺은지도 올해로 23년째다. 기차가 다니는 곳이면 어디든 가는 것이 철도원의 숙명이지만, 그 인연의 깊이가 남다르다.

4월이면 모두가 기다려온 호남고속철도가 드디어 개통된다. 기대와 바람이 큰 만큼 역사적 호남고속철도 운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개통과 관련된 운행시간과 운임 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전라북도를 사랑하는 철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에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렸으면 하는 생각에 적어본다.

전북지역의 KTX 정차역은 목포로 가는 호남선의 익산.정읍, 여수엑스포까지 가는 전라선의 전주?남원이다. 호남고속철도의 개통으로 용산에서 익산까지는 평균 1시간 56분 걸리던 운행시간이 1시간 18분(최단 1시간 4분)으로 38분 줄어든다. 운임은 현재보다 1,400원이 오른 32,000원이다. 또한 전주까지는 평균 2시간 13분 걸리던 운행시간이 1시간 37분으로 36분 줄어들며 운임은 1,500원이 오른 32,900원이다.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익산역은 모든 KTX가 정차하며 열차 이용 이 훨씬 편해진다. 운행횟수가 주말 기준 기존 62회에서 86회로, 주중 60회에서 80회로 늘어난다. 또한 서대전 경유 KTX가 주말 18회, 주중 16회 추가로 운행한다. 전라선은 2회가 증편됨에 따라 전주역은 주중 주말 구분 없이 20회 정차한다.

호남고속철도 공급 좌석수는 주말 기준 현재 3만2천석에서 4만2천석으로 약 1만석이 늘었다. 이용객은 현재 2만4천명에서 개통 후 3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측대로 수요가 증가한다고 해도 호남고속철은 1일 1만석의 잔여석이 발생한다. 초과공급이 우려되지만, 호남지역 주민 편의를 위해 운행횟수를 늘린 것이다.

최근 언론에서 오송역을 분기점을 결정할 때 19km가 우회하는 것에 대한 당시 건설교통부장관의 요금 할인 약속 때문에 논란이 많다. 이 구간에 해당하는 3,100원을 할인해달라는 것은 용산-익산의 인상분을 감안하면 신선 개통으로 운행시간이 단축됨에도 불구하고 현재보다 더 낮은 운임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여서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전국의 철도를 운영하는 코레일로서는 타 구간과의 형평성 문제를 다시 발생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호남고속철도 분기점은 2005년 전국 75명 평가위원들이 노선 직선화에 따른 최단거리보다는 KTX 수혜지역 확대를 위한 도시거점 통과와 교통편의 제공에 우선을 두고 오송역을 결정되었고 철도시설공단이 이 계획에 따라 건설한 후 코레일에 4월 2일부로 운영권을 넘겨주는 것이다.

고속철도 건설을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이번 호남고속철도의 건설비는 7조6천억원이며, 신형 KTX 구입비용은 8천억원이 들었다. 8년의 건설기간 동안 495만명이 참여한 국민 사업이다.

건설뿐만 아니라 운영을 위해서도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국민이 이용하는 철도요금의 34%는 철도 건설비로 충당되며 나머지 부분으로 일반노선의 적자분, 전기료, 유지보수 등을 부담하는 상황이다. KTX를 이용하는 이용객의 운임으로 부담하지 않는다면 국민 모두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쪼록 호남고속철도의 개통으로 익산에서는 미륵사지, 왕궁리유적 등 역사문화 유적과 보석박물관을 둘러보는 테마관광을,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에서는 한옥마을을 체험하고 비빔밥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우리 먹거리를 맛보는 미각여행 등 전북 곳곳에 수도권의 관광객이 끊이지 않길 기대해 본다. KTX 연계 관광 등 지자체와 긴밀한 협력으로 지역 경제도 살리고 전북의 브랜드 가치도 높아지길 간절히 바란다.

또한, 빠른 시일 내 전라선도 고속철도가 건설되어 순천, 여수, 광양 등 전남동부권 주민들도 고속철도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