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쌀 한 알 속의 우주’
반독재 투쟁에서 한살림 운동의 제창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풀뿌리 민중의 삶에 뿌리를 박고 있었던 우리 시대 생명운동의 스승,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글 그림전이 고산향교육공동체, 이웃린교육공동체, 장일순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리고 있다.
24일까지 완주 고산시장 ‘서쪽숲에 네발요정이 내린 커피’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생명에 대한 애착을 세상에 퍼트리고, 스스로 실천활동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세상에 일깨운 선생의 글그림을 선보인다.
장일순의 사상은 한마디로 ‘생명과 평화’이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글이야기를 담은 책 『좁쌀 한 알 장일순』에 나오는 ‘공평하게 나눠 먹자고 투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연의 약탈과 파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핵, 공해, 자연보전, 환경에 대해서는 자본주의 사회든 공산주의 사회든 눈을 감고 있지 않았느냐’는 구절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는 1946년 서울대 미학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고향 원주로 내려가 그곳에서 지학순 주교 등과 함께 반독재 투쟁에 나섰다.
이후 원주의 '한살림운동'을 주도했으며 산업문명으로 파괴된 자연의 복구를 주장하는 생명사상(운동)을 펼쳤다.
어렸을때부터 서화를 배운 그의 작품은 ‘글씨는 소탈하면서 힘있는 예서체가 근간을 이룬다. 본래 예서체라는 글씨는 잘 짜여진 구조의 멋과 힘이 자랑이다. 하지만 그의 글씨는 그림처럼 소탈함과 자연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그의 그림과 글씨의 본질은 뛰어난 기교가 아니라 삶에 대한 진솔한 마음인 것이다. 즉 그 만의 특별한 사상과 서체가 갖고 있는 힘이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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