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창단 20주년을 맞아 정읍의 정치, 경제, 문화, 역사, 풍광을 한데 모은 가무악극 ‘환생'으로 변화를 예고한 정읍시립 정읍사국악단(단장 왕기석)이 야외에서 펼쳐지는 가족창극으로 전 지역, 전 세대에게 가닿는다.

가족창극 ‘쪽빛황혼’은 창단 20주년을 넘어선 국악단이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가기 위해 내딛는 첫걸음으로 지역적 성격은 물론 대중적 요소를 갖춘 가무악 총체극을 완성, 지역 안팎에서 계속적으로 선보여 국악단 브랜드공연으로 키워나가고자 마련했다. 객원 없이 순수단원들만 참여해 자생력도 높인다.

문화관광부 전통연희개발공모로 발굴된 작품은 (사)마당극패 우금치가 지난 2000년 마당극으로 구현해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야외무대에서 3,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대중성 도 입증됐다.

이번에는 음악극으로 전환해 줄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전혀 다르게 구성한다. 재미와 작품성에 초점을 맞추는 마당극에서 미처 표현하지 못한 부분들 가령 전문적인 소리와 춤, 음악의 매력을 한층 부각한다.

특히 가족창극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데 현시대를 반영하면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는 방식이다. 판소리를 중심으로 굿, 풍물, 기예, 춤 같은 공연예술장르가 총망라돼 보는 재미를 더하는 가운데 음악은 대부분 창작하고 무대는 야외로 옮겨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극작과 연출은 지난 작품 ‘환생’ 등 왕기석 단장과 15년간 호흡을 맞춰온 류기형이 맡았다. 그는 “음악극으로 변했다는 게 원작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음악이 정서를 잘 반영하는 분야인 만큼 감정적으로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방향을 밝혔다.

모두 10여 장면으로 꾸려진 공연은 소외된 노인들의 외로움과 그리움 같은 고령화 시대 노인문제를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는다. 가족과 마을 공동체가 해체된 오늘날의 현실을 되짚어보는 한편 더불어 사는 삶, 나누는 삶, 함께 하는 삶을 꿈꾼다.

총감독인 왕 단장은 “이곳에 온지도 어느덧 3년째다. 초창기에는 정읍 안에서 주로 활동했지만 앞으로는 서울서 활동한 경력을 최대한 활용해 우리의 존재를 대, 내외적으로 알리고, 의미 있는 작업을 해 보고 싶다”면서 “이번 공연이 그 이정표가 되길 바라고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곡은 황호준이 맡았다. 한편 공연은 5월 6일~9일 오후 8시 전주전통문화관 혼례마당과 5월 15일~16일 오후 7시 30분 정읍내장산워터파크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린다. 전석 2만 원. 228-6789./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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