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김익두가 (주)천년의 시작 시작시인선 182번째로 최근에 펴낸 시집의 제목은 ‘숲에서 사람을 보다’다. 수업시간에는 누구보다 농을 잘 치고 민족공연분야에 있어서는 범접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른 그지만 유독 시 분야에서는 맑고 나직하며 평화로운 모습을 보여줘온 만큼 이번에도 변함없는 느낌을 선사한다.

나이가 먹어감일까. 다만 조금 더 깊어지고 넓어졌다. 연배가 높아지면 더욱 권위적으로 변할 법도 한데 그런 화법과 어조를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이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삼라만상이 상호 연속성과 관계성, 순환성 속에서 생성되고 활성화되는 우주적 주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줄 수 있는 호혜적 관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상 어떠한 대상도 더하거나 덜하지도 않게, 동일하게 바라볼 수 있고 겸허한 공경의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한 작품은 모두 6부로 구성되며 자연적인 소재에서 그만의 어법과 정서로 행복, 기쁨, 사랑 같은 충만한 감정들을 끌어낸다.

김용택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익두의 짧은 서정시들은 뱁새같이 작고 선명한 이미지와 명증성을 가지고 있다. 거부할 수 없는 따사로운 생명력에 대한 찬미"라며 ”오랜만에 우리가 잊고 지내던 짧고 투명한 서정시의 진수를 맛보았다. 내 마음 어디선가 뱁새 울음소리가 들린다. 깨어나, 기쁘다”고 전했다.

강원도 춘성 출생으로 정읍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전북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1년 경향신문 문학평론부문을 통해 등단한 후 시집 ‘햇볕 쐬러 나오다가’와 ‘서릿길’ ‘한국민족공연학’ ‘한국신화이야기’를 펴냈다. 제2회 예음문화상 연극평론 부문(1994), 제3회 노정학술상(2004), 제3회 판소리 학술상(2004) 등을 수상한 바 있다. 164쪽. 10,000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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