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위치해 있던 현대자동차 전주연구소가 경기도 화성 남양기술연구소로 이전되고 있다. 전북지역 정치권 및 행정?기업?언론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업이윤 논리에 따라 이전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전라북도는 현대자동차가 전주공장을 건립할 때 1,736억원의 군산 상용차부품주행시험장 건립 등에 많은 도움을 주었고, 전북의 자동차 관련 뿌리산업 육성에 전주공장 연구소 등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자사의 전주연구소가 전북을 떠나는 것은 20년간 발전 없이 생산대수가 줄어드는 전주공장을 키울 수 없어 내린 기업의 자구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도민들은 대기업이 우리 지역의 정치?경제논리를 무시하는데 대하여 분노하고 있고 지역정치권과 행정의 무력함에 허탈해하고 있다.
노력은 하였으나 결과는 없고, 이것에 허탈해 하면서 끝내고 마는 것이 정답은 아닐 것이다. 장자(莊子)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요순시대의 요왕은 학자들을 불러놓고 온 백성이 다 잘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연구를 하고 그것을 책으로 편찬하게 하였다. 학자들은 1년 뒤 12권을 저술하여 요왕에게 올렸다. 요왕은 책의 내용은 훌륭하나 분량이 너무 많으니 12권을 한권으로 줄여 오라고 명하였다. 학자들은 1년 동안 12권을 한 권으로 엮어 요왕에게 갖다 드렸다. 요왕은 한권도 과분한 것이라며 한 장으로 줄여오라고 하였다. 학자들은 불만이 있었지만 왕의 명령이라 6개월이 걸려 1권의 책을 한 장으로 줄여 요왕께 올렸다. 요왕은 한 장도 많다며 한 줄로 줄여 올 것을 명하였다. 또 다시 6개월의 시간이 흘러 학자들이 한 줄로 줄인 최고의 세상 이치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었다.”
성경에도?‘심는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다. 전능하신 하나님조차 심지 않고는 거두지 않으신다. 이 세상의 이치는 우리 생활 가운데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전교 1등을 하기 위해 하루에 5분만 공부하는 이는 없다. 남이 먹고, 잘 때도 공부해야 한다.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낸 선수들을 보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 훈련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6세에 세계여자복싱 챔피언이 된 김주희 선수의 성공 사례는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김 선수는 13세에 복싱을 시작하였으나 오른쪽 발가락에 골수염이 생겨 발가락 뼈 1.5㎝를 잘라 내는 불운을 겪었다. 김 선수는 자신을 지도하던 정문호 관장으로부터 이런 몸으로 더 이상 권투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에 김 선수는 “날보고 죽으란 말이냐”며 관장에게 항의하면서 초지일관 복싱을 열심히 한 끝에 본인의 꿈을 이루게 되었다. 김 선수는 정 관장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복싱을 하면서도 운동 후 삼국지를 50회 이상 정독하면서 삼국지의 내용을 권투시합 할 때 활용하였다고 한다.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동화에는 지나친 욕심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잃은 가난한 농부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가난한 농부는 귀족이 하루 안에 걸어서 돌아오면 그 땅을 전부 공짜로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욕심을 내어 해가 저물도록 달리다가 자기가 묻힐 땅 한 평도 얻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는 내용이다. 공짜를 노리는 허망함이 결국 죽음으로 이어졌다.
대기업이 전북을 등지거나 전북에 투자를 하지 않는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지역정치권 및 행정?기업?언론 등은 대기업이 우리 지역에 투자할 때 도움을 주었으니 그것으로 우리의 역할을 다 한 것이라고 할 때가 아니다. 기업들이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광주광역시 윤장현 시장은 자동차산업밸리를 육성하는데 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면 노동자의 임금을 기존 대기업(현대와 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생산직 1인당 연봉은 약 9,000만원)의 반값으로 줄여서 혜택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먼저 주어야 얻고 뿌려야 거둔다. 그러나 주었으니까 받고 받았으니까 주는 ‘Give and Take’는 1차원의 진리에 불과하다. 주고받는 관계를 당사자끼리의 1대 1의 차원을 넘어서 다음 사람, 다음 세대에 되돌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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