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사란 조선시대 각 도에 파견되어 지방 통치의 책임을 맡았던 최고의 지방 장관을 말한다. 이 관찰사가 거처하는 관청이 바로 감영이다.
전라북도는 지난해 ‘전라감영 복원 재창조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복원에 약 800억 원이 소요되는 감영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제도가 폐지된 지 105년, 정청인 선화당 건물이 전소 된지 실로 64년 만의 일이다.
전라 관찰사는 종 2품직으로 전주 부윤과 병마?수군절도사를 겸하면서 관내 56개 군현의 수령과 5영장 및 5명의 각 진포 첨사, 25 여 명의 만호를 지휘 감독하였다.
주요 업무로는 도내를 순행하며 관내 수령과 관원을 감찰하고, 그 성적에 따른 탄핵 업무와 농사 전반에 관한 권농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밖에 빈민이나 이재민을 돕는 구휼, 행정 시험인 시취, 조세 상납 업무인 수세 등의 재정 행정적 기능과 형옥과 쟁송을 처결하는 사법적 기능, 군사상 책무, 향교를 관리하고 도서 발간 등을 통한 교화 교육 장려의 책무 등이 있었다. 또한 길흉 때마다 보고하던 전문과 보름마다 객사에서 올리던 망궐례, 해당 지역의 능원을 관리하는 사소한 것도 관찰사의 주요 업무에 속하였다. 특히 본도에는 조경묘와 경기전이 있어 월령에 따라 헌관이 되어 제사를 올리고, 건지산을 관리하며 그 내용을 세세히 조정에 보고하였다.
전라 감영을 복원하는 목적은 과거로 돌아가기 위한 것이 아니다. 역사를 현실로 끌어내고 과거의 문화를 현재와 조화롭게 융합시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따라서 복원의 의미를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재조명하고 과거의 전통문화를 현대적 의미로 재창조하는데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감영 복원과 연계해서 문화시설 건립, 백서 발간, 발굴 자료와 유물 전시,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이 계획되고 있다고 한다. 덧붙여서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전동성당, 풍남문, 전라감영, 객사 구간을 연계하여 전통문화유산의 거리로 문화공간을 창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이를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는 알맹이가 빠져서는 안 된다. 그것은 복원 사업의 근간이 되는 역사인 것이다.
단순한 건축물만의 복원이 아니라 그 기능과 역할에 대한 가치와 역사가 함께 복원되어야 한다. 근대건축 사진, 근대 도청사의 기록도 필요하지만 모두가 복원의 중요성을 공감하기 위해서는 역사의 공동 인식이 필요하다. 과거 감영의 역사적 기능과 역할을 이해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바로 전라 관찰사지의 발간이 병행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역사가 없는 복원 사업은 장서가 없는 도서관과 같지 않는가?
문화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문화행사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근거가 중심이 되어왔다. 이는 대중과 사회가 용납하고 교감할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의 테마이자 모멘텀이기 때문이다. 감영 복원 사업 역시 관찰사지가 중심이 되고 테마가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복원은 복제가 아니다. 과거의 모습만 복제해 놓는다고 역사가 복원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미래의 가치와 방향을 제시하는 변화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배를 건조하고 싶으면 사람들에게 나무를 모아오고 연장을 준비하라고 하는 대신 그들에게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키라.’ 고 말하는 쌩떽쥐베리의 말을 상기해 볼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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