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나라 때 선승인 마조와 그의 제자 백장이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숲에 숨어있던 새 한 마리가 인기척에 놀라 푸드득 하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마조가 물었다.
  “이것이 무엇이냐?”
  백장이 답했다.
  “들오리입니다.”
  “어디로 날아갔느냐?”
  “저쪽으로 갔습니다.”
  평범한 제자의 대답을 들은 마조는 백장의 코를 잡고 흔들었다. 백장이 비명을 지르자 마조가 말했다.
  “날아갔다더니 여기 있지 않느냐!”
  백장은 이에 크게 깨달았다.
  선가에 전해오는 ‘이것이 무엇인가?’ 즉 ‘이뭐꼬’ 화두가 이 문답에 담겨 있다. 이뭐꼬 화두는 원래 달마법맥 4조 도신선사가 처음 제시했다고 전하지만 여러 조사들이 이를 즐겨 설했다. 깨달음으로 가는 하나의 방편으로서 화두 중 이뭐꼬는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유명하다. 자고로 마조 이외에도 설봉선사 등 한국이나 중국, 일본 여러 나라 수행승들이 이를 붙잡고 대오하는 법락을 누렸다.
  6월1일부터 시작된 조계종 스님들의 하안거를 앞두고 종정 진제스님이 지난 달 27일 법어를 했다. 그는 부처님이 사바세계에 출세하신 뜻을 좇아 참나를 밝히는 일에 몰두하자는 요지의 결제법문을 발표했다. 진제스님은 “부모에게 이 몸을 받기 전 어떤 것이 참나인가 하는 화두를 들고 오매불망 의심하기를 하루에도 천번만번 반복하라”며 그러면 “홀연히 화두가 박살남과 동시에 자기 참모습이 환하게 드러난다”고 격려했다.
  화두를 들고 참나를 찾는 수행은 간화선의 요체다. 이는 선객들만의 특권이 아니다. 그 누구라도 일상생활에서 나는 누구인가 하고 자문할 수 있다. 꼭 부처님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을 것이다. 돈이나 명예 등 겉모습에만 매달려 허망한 것을 좇아 평생을 허비하는 게 보통 사람들의 삶이다. 이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뭐꼬 화두를 붙들고 수시로 조용한 시간을 가져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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