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습니다.”(김성훈 나니레 대표)

이젠 평일에도 한옥마을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그냥 공연이 아니다. 전주의 다양한 자원들이 한 데 섞인, 전혀 새로운 형식의 전주설화 비보잉 만찬이다. 문화포럼 나니레(대표 김성훈)가 주관하는 평일야간상설공연 ‘한벽에 적시다...한옥 스캔들(이하 한옥스캔들)’의 제작발표회가 5월 29일 소리문화관에서 열렸다.

4일부터 11월 20일까지 매주 목․금 오후 7시 30분 소리문화관에서 50여회 계속되는 작품은 전주시가 한옥마을 방문객의 문화향유 확대와 한옥마을 콘텐츠 강화를 위해 마련한 평일야간상설공연으로 기획,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됐다.

당선작 ‘한옥 스캔들’은 전북대 이정덕, 전정구 교수가 채록한 전주설화 중 ‘진불대왕과 괴물’ 설화에 한국음악, 한국무용, 비보잉, 타악 연희, 비빔밥 만찬 같은 전주의 대표적 콘텐츠를 접목한 작품. 지역 소재들이 다수 포함되고 관객들이 음악극 도중 식사하거나 장르별 주인공이 등장하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연출은 우석대 실용무용지도학과 교수 박희태가 맡았으며 작곡은 강성오, 극본은 진경은, 비보잉은 이스트 기네스, 국악연주는 나니레, 타악은 타악연희원 아퀴가 소화한다. 박희태는 “전주의 특화된 요소들이 총출동한다. 이를 어떻게 하면 잘 버무릴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연출방향을 밝혔다.

극은 천년괴물에게 해마다 단오날 처녀를 바쳐야 하는 가운데 새로운 부임한 사또 도협이 고심하고 한옥이가 그 처녀를 차처하면서 사랑이 싹트는 과정을 담는다. 식사 전에는 궁중음악 중심의 연주가, 식사 후에는 본격적인 극이 펼쳐지며 비보잉을 통한 비빔밥 퍼포먼스와 젓가락 짝쇠, 소금가마니 쌓기 같은 체험도 함께한다.

또 다른 차별화는 장르별 주인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무용극이면 무용, 창극이면 소리에만 주력하는 보통 공연예술과 달리 춤 한옥이와 소리 한옥이가 매번 같이 등장해 따로 또 같이 내용을 풀어낸다.

춤 한옥이로 나선 김민경은 “소리를 무용으로, 무용을 소리로 풀어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맞아야 한다. 새롭고 독특한 시도가 잘 실현될 수 있도록 호흡을 맞출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소리 한옥이인 이희정은 “한옥 아리아를 부르고 관객들이 극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다. 일종의 진행”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은 매회, 전체 생음악으로 채운다. 거문고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악기들이 하나씩 포함되는 실내악 형태에 타악을 더해 우리 음악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는 취지다. 강성오는 “가볍지 않은 무대, 기존 한옥마을 공연들과는 차별화된 무대 더불어 새로운 음악형식의 극을 보여주고파 그러한 바람들이 음악에 녹아나도록 했다. 가장 큰 특징은 라이브”라고 언급했다.

아퀴 대표인 박종대는 “현장경험이 많은 우리 단체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중간 중간 타악과 퍼포먼스로 흥을 돋운다. 시작 전에는 한옥마을에 나가 길놀이 퍼포먼스를 여는 등 홍보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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