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제언] 누구를 위한 '수도권 규제완화'인가

김재구 전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l승인2015.06.07l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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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발전연구원 김재구 연구위원

우리나라 헌법에는 ‘국가는 균형있는 국토개발과 이용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지역 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우리나라 수도권에는 전국 인구의 49.3%가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영국의 12.4%, 프랑스의 18.1% 심지어 일본의 33.2% 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생산과 인프라 등 경제기반 집중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더 큰 심각성은 지금까지 정부에서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법규를 통해 수도권 과밀집중 억제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얻어진 결과라는데 있다.
  
그렇다면 헌법에 명시된 지역균형발전을 추구해야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수도권의 과밀화를 막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제정하였던, 수도권정비계획법과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등 관련법들이 제 역할을 하였는지에 대한 검토와 함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되어져야 하는 게 일반적인 절차일 것이다.
  
실제로 그 결과가 어떻든지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역대 정부 마다 최우선적으로 추진되어져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불고 있는 경기침체, 실업증가 등의 여파로 수도권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이른바 대수도권론이 등장하게 되었다. 또한 박근혜정부에서는 투자활성화 대책과 규제완화라는 명목 하에 지금까지 유지되었던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즉, 정부의 정책이 지역균형발전보다는 국가발전이 우선이라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는 듯하다. 일반적으로 수도권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수도권 규제완화를 통해 수도권으로의 산업집적으로 국가경제의 효율성과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고 이를 통해 얻어지는 이익을 비수도권 지역에 재투자함으로써 지방의 발전도 함께 가져올 수 있다는 이른바 낙수효과에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과거 제1차 국토종합개발계획에서는 부족한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지역 거점(대도시) 육성시키고 그 효과를 주변지역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성장거점 정책을 시행하였다. 그러나 그 결과로 지역거점의 성장효과가 확산되기 보다는 오히려 주변지역의 인구와 재화를 흡수하는 이른바 빨대효과를 경험하였다. 심지어 지역의 성장거점조차도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지금 우리나라의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오히려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와 함께 수도권의 심각한 과밀화로 교통, 환경 등 사회적 비용이 증가되어 국가 전체의 산업경쟁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점도 예상할 수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는 한편으로 세계의 도시권과의 경쟁을 위해 수도권에만 있는 규제를 제거해야 한다는 논리이지만, 이는 반대로 얘기하자면 비수도권은 아예 세계 도시들과의 경쟁은 아예 생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시장경제에서 자유로운 경쟁과 투자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책에 따른 이익이 특정 지역과 계층에 집중되는 것을 막는 것 역시 정부의 역할이다.
  
지방의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도권 지역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다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아무런 제한없는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고도 성장과정 속에서 수도권에 대한 전략적 투자로 교통물류와 정보통신 등 기본 인프라가 비수도권에 비해 월등하다. 이로 인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인천국제공항과 도로 및 철도 연계망만 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즉 수도권 규제가 없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쟁은 복싱의 헤비급과 라이트급의 대결에 비유할 수 있으며, 그 경쟁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과거의 성장거점 전략은 우리나라의 빠른 경제성장에 기여를 해 왔으나, 빠른 경제성장의 다른 결과로 수도권으로의 자원 집중에 따른 지역불균형이라는 부작용을 얻게 되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앞두고 있는 지금, 국가경쟁력 향상이라는 미명 하에 수도권 규제완화를 추진하기 보다는 전 국민이 다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수립되고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김재구 전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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