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내 시·군 보건소 전용 구급차 일부가 ‘격벽’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예산지원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9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주시·군산시·정읍시·김제시 등 4개 기초지자체의 전용 구급차에 격벽이 없어 전염병 환자를 이송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확진 환자가 발생했던 김제시는 보건소에 격벽이 설치된 구급차가 없어 김제소방서에 협조를 요청, 119구급차량을 이용해 국가지정격리병동으로 이송했을 정도다.

이 같은 사실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도청사 재난종합상황실을 찾아 도지사를 비롯해 김제시장, 순창군수가 참석한 자리에서 드러났다.

이 자리에서 이건식 김제시장은 “환자 이송시 구급차에 격벽이 설치돼 있지 않아 119구조대 차량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구급차 구입비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도내에는 군산시와 무주군, 장수군이 2대의 구급차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시·군은 각 1대에 그치고 있다.

지역 인근에 종합병원이 없어 보건소에 중요한 진료과목이 설치돼 병원기능이 더해진 ‘보건의료원’을 보유한 무주군·장수군은 물론, 순창군·임실군에도 1대 이상의 구급차 추가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구급차의 격벽 설치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미설치된 지역을 중심으로 지원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유택수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은 “각 시·군 보건소 구급차는 의심 및 우려자 등 환자 발생 시 1차적으로 이송을 도맡게 된다”며 “일부 시·군의 격벽용 구급차가 없어 우선 도 소방본부에 구급차량지원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행정자치부에 예산지원을 간곡히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격벽용 구급차 구입에 필요한 예산은 대당 6000만원으로, 도는 전주시·군산시·정읍시·김제시, 도 산하 출연기관인 군산·남원의료원 등 6개 기관에 각 1대씩 배정되도록 국비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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