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적금 상품에 사상 첫 ‘0%대’ 금리가 등장했다.

이처럼 금리가 계속해서 떨어지면서, 금융소비자들 역시 기존 예․적금에서 재테크 전략을 바꾸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이달 17일자로 정기적금 라이프플랜적금, 어학연수적금 등 일부 적금 상품(6개월 만기 금리 기준)을 연 1.1%에서 0.8%로 금리를 인하했다.

은행 고객들이 실제 목돈을 굴리는 용도로 자주 쓰는 6개월 이상 예․적금 상품에서 0%대가 첫 등장한 것. 특히 은행들의 만기 6개월 이상 예․적금 상품에서 금리가 연 0%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씨티은행이 선수를 치자, 타 시중은행도 수신 금리 인하를 계획하거나 진행 중이다.

NH농협은행은 16일자로 예․적금 금리를 0.1~0.3%p 내렸다. 일반정기예금(3년) 1.45%에서 1.35%로 0.1%p, 정기적금(3년) 2.1%에서 1.80%로 0.3%p 인하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5일자로 대표 예금상품(1년 이상) 수신금리를 0.1%p 내렸다. 외환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빨리 내렸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내린 다음날인 지난 12일 거치식 예금 상품(1년 만기) 연 1.65%에서 1.40%로 0.25%p 인하했다. 신한․하나 은행도 주중, 우리은행도 이번 주 이후 수신금리를 내릴 예정이다.

도내 금융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하가 고객들의 예․적금 가입률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 예․적금은 금융소비자들의 ‘목독 굴리기’에 활용되는 만큼, 계속되는 금리 인하에 금융소비자들이 은행에 발길을 끊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도내 A 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시중은행들은 그에 맞춰 금리 인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금리 인하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 역시 시중은행들이 속속 예․적금 금리를 인하하면서 ‘목돈을 묶어두는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예․적금으로 재테크를 하는 금융소비자들이 많지만, 이윤이 크게 남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재테크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

직장인 정민영(34․전주 효자동)씨는 “무조건 통장에만 돈을 넣어 놓는다고 해서 목돈을 굴릴 수 없게 됐다”며 “현재는 적금으로 재테크를 하고 있지만, 금리가 너무 많이 떨어져 새로운 재테크 방법을 고민해 봐야 겠다”고 말했다./박세린기자․ice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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