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서울소재 모대학 1학년 교양과목시간에 과제가 자신의 성기모양을 그려내라고 하여 가십이 되었던 일이 있었다. 물론 과제는 담당교수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어느 형태라도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다만 우리 정서와 주위의 분위기도 생각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이 교양과목은 대학생으로서 평생 동안 갖추고 지켜야 될 덕목, 기초지식, 일반상식 등을 수양하기 위하여 전공과목 이외의 교과목을 이른다. 이에 반하여 전공과목은 학생이 소속된 학과에서 교육시키는 교과목으로서 어떻게 보면 일생동안 학생이 직업을 얻고 그 직업을 이용하여 프로페셔널하게 먹고 사는데 있어서 불요불급한 교과목이다.

필수과목은 전공·?교양과목에서 꼭 필요한 교과목을 의무적으로 수강하는 교과목이고, 선택과목은 학생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강제적으로 듣지 않아도 되는 과목이다.

그간 대학들은 전인교육을 위하여 교육교과과정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 시켜왔다. 학점수를 줄이고, 전공·?교양과목의 균형을 맞추고, 필수과목을 대폭적으로 줄여 학생들의 선택과목을 선택적으로 고를 기회를 늘려줌으로서, 학문에 대한 자율성과 기초교양 지식을 심화할 수 있게 하였다. 따라서, 상식을 깊고 넓게 배우고, 취미 생활을 영위하고, 타전공의 기초지식을 함양하게 하고, 사회전반적인 이슈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러다보니 학문과 산업계 기술의 변화가 엄청 빠른, 특히 우리나라를 중추적으로 먹여 살릴 이공계 전공교육에 있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20~30여 년 전보다 가르칠 수 있는 시간이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전공을 더 많이 가르쳐야 하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2009년도에는 학습량을 20% 줄이고 선택과목을 100개로 늘이는 등 학습량 감소에 이상하리 만큼 집착하고 있다.

더욱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고등학교에서 수능 치루는데만 길들여진 학생들에게는 수학과목은 습득된 지식이 너무나 제한적이고, 과학과목에 있어서는 물리·?화학·?지학?·?생물의 네과목 중에 두과목만을 선택하여 과학교과목의 지식수준의 불균형이 너무나 기형화되었다는 점이다. 즉, 물리와 화학이 제일 필요함에도 지학과 생물만을 배우고도 대학에 진학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전공필수과목의 수가 너무 적어 타과목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어려운 전공 3,4학년 수업을 피하거나, 아예 다른 전공을 이수하는 학생들도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피해가는 것이 자기적성이 맞는 쪽으로 옮겨 간다던지, 자기가 부족하고 꼭 필요한 지식을 보충할 목적으로 그렇게 하면 좋으나, 고등학교 과정에서 부터 비롯된 기초지식의 부족과, 전공선택과목을 아예 따라갈 수 없어 피하려는 목적이라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또한 이공계대학 졸업생들은 평생 기술인·?과학자로서 실험하고, 공장을 돌리고, 연구하여야하는 직업이므로 학부때 기초적으로 수행하여야 하는 기초 실험과목의 수강이야 말로 필수 사항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치가 않다. 실험하기를 싫어하고, 고등학교 과정에서의 교육이 과학 과목조차도 실험실습 위주가 아닌 시험문제 위주로의 암기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 대학까지 연장되어 학생들이 실험자체를 싫어하고 어려워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전공실험실습 과목의 수강신청인원이 적어 폐강되고 학부실험실습비 또한 너무 적어서 실험실습과목 운영이 파행이 되고 악순환에서 벗어나고 있어 대학학부 4년을 졸업하고도 피펫질 조차도 못하는 이공계 대학생이 속출하는 이른바, 이공대 졸업생의 역량이 심각하게 떨어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에서 재교육을 필수적으로 시켜야 하는 사회간접비용이 이중으로 지출되는 것이다. 더구나 2018년부터 고등학교 과정에 문·?이과과정이 통합되면 과학기초교육의 부실화는 불 보듯이 뻔하다.

작금의 대학교육 문제 현실은 학령인원의 급감으로부터 야기되어 망국의 제일 원인으로 까지 와있다. 이를 손질하고자 정부를 비롯하여 대학 당국들도 모든 분야를 개혁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나 차제에 이공계교육에서 수업량의 확대, 전공교육의 심화, 전공필수과목의 확대 그리고 실험실습과목의 효율화 정책을 펼쳐야하는 최적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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