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미얀마인가. 단축됐다 해도 이동시간만 평균 15시간이고 외국인은 현지인에 비해 적게는 2, 3배, 많게는 20배가 넘는 비싼 요금을 내야한다. 여행금지구역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미얀마인 건 모든 게 순수해서다. 문명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정겹고 측은한 마음이 드는 한편 이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 아닌 사명감이 들어서다.

2005년 관광으로 인연을 맺은 후 매년 2, 3차례 찾으며 사회상 전반을 사진으로 촬영해 온 김유찬이 이번에는 문신부족의 생활상을 포착했다. 19일부터 24일까지 전북도청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제6회 사진전 ‘미얀마 얼굴문신 소수종족-전설을 간직한 여인들’.

젊은 여자들이 첩과 노예로 끌려가는 걸 방지하고자 11세기부터 시작된 문신의 흔적을 담기 위해 2014년과 2015년 외부인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문신부족의 문을 연신 두드렸고, 꿈은 이뤄졌다.

일부에서는 1980년대까지 문신이 실행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거의 사라져 최연소 여성인 30대는 3,4명에 불과하고 60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부족에 따라 문양도 제각각인데 Dai 부족은 목에는 작은 원, 얼굴에는 반달 모양을 연속적으로 만들고 Makang 부족은 얼굴 전체에 작은 점을 많이 넣는 게 특징이다. 다른 부족들의 경우 거미줄부터 호랑이 수염, 일출까지 다양하다.

미지의 나라 특히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미얀마 문신의 세계는 작가의 지칠 줄 모르는 도전의식 덕에 역사적 증거로 남게 됐다. 신비롭고 화려한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우리 또한 행운이다.

김유찬은 “아직까지 다 찾지 못한 여러 문신부족들을 사진으로 남기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 이것이 내가 미얀마에 있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공무원으로 30여년 재직 후 명예퇴직했으며 2012년 본보에 ‘미얀마 기행’을 연재한 바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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