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국악원(이하 국악원) 창극단장직 공고가 지난 15일부터 이뤄진 가운데 누가 신임 창극단장이 될지 관심이 뜨겁다. 
  내년 국악원 개원 30주년을 맞아 무대를 마련해야 하고 예술 3단장의 임기제 전환 후 첫 기한만료라 그 성과를 살펴봐야 하는 등 중요한 시기도 시기지만, 기대 이하의 정기공연과 적임자 부재로 판소리 전공자나 경력자만을 대상으로 하던 창극단장직의 범위를 창극연출자까지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게 더 큰 이유일 것이다.
  여러 의견이 오갔으나 15일 공고를 통해 공개된 창극단장직의 요건은 판소리 전공자나 경력자다. 창극단장은 단을 관리 및 운영하는 한편 창극을 비롯해 민요와 판소리 공연을 올려야 하는 직책으로 연출이 주 업무는 아니며 연출의 경우 외부영입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단장직 자격이 판소리로 제한되자 관련 하마평이 떠돌고 있다. 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국악원을 거쳐 간 이들이고 소리와 연출을 겸하거나 단장직을 지낸 이들도 있다. 국악원 내에서는 교육학예실과 창극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A와 B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오랜 시간 몸담아와 조직체계에 대한 이해가 깊고 대통령상을 수상해 실력도 빠지지 않는다.
  밖에서는 타 지역 국악단에 재직 중인 C가 언급되고 있다. 본원 창극단원으로 근무했었고 역시 대통령상 수상자다. 연출과 소리를 겸한 이들도 있다. D는 소리 전공자는 아니지만 창극단에 입단해 5년간 머물렀다. 현재 다양한 장르를 연출하고 있으며 특히 창극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E는 2년 여간 창극단 소속이었고 현재 강단에 서면서 도내 안팎에서 창극연출을 맡고 있다.  단장 경력이 풍부한 F의 경우 전국 각지에서 단장을 역임하는가 하면 남성 명창 중에서도 손꼽히는 역량을 갖췄다.
  이 중 누가 지원하고 낙점될지 예측할 순 없지만 단장에 어떤 인물이 적합할지, 제작물의 수준은 어떻게 담보할지 등 창극단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은 절실해 보인다.
  일단 창극단장이 제 역할을 해 줘야 제작을 앞두고 있는 30주년 기념공연과 기대에 못 미치는 정기공연을 비롯한 단 전반이 개선될 수 있어서다. 도내 국악인들은 실기와 함께 운영능력을 갖춘 이가 1순위라고 입을 모은다.
  한 명창은 “소리꾼 대신 학자나 전혀 관계없는 이가 단장을 맡아 창극의 특수성은 물론 단의 정체성이 무너진 사례를 본 적이 있다. 수장의 성향과 역량이 단체의 방향에 절대적임을 보여준 사례”라며 “단원들의 소리에 관여하려면 단장이 더 뛰어나야 한다. 그들을 통솔하고 스태프들을 구성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기본이다. 이 점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단장에게 연출은 부수적인 업무라는 데 공감하지만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연출자를 섭외하는 방식이나 방향은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과거부터 훑어보면 도내 몇몇 연출가들이 돌아가면서 참여하거나 단장이 직접 나서 우물 안 개구리 내지 수준미달이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해결책으로는 연출자 인력풀 확장을 제안했다. 한 국악인은 “일단 지역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예산이 적어서 좋은 스태프를 데려오지 못한다는 건 핑계일 수 있다. 예술인들은 좋은 창작물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임을 인지하고 일단 전국의 연출진 명단을 확보해 목록화해야 한다”면서 “내부 회의를 통해 꼭 맞는 사람을 택하는 신중함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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