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시골에 장밋빛 꿈을 한땀 한땀 수놓다

<12>장수 초록누리협동조합 이병재 기자l승인2015.07.21l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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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도 꿈꾸는 사회입니다’  산과 들, 논과 밭. 초록이 가득한 세상, 시골. 초록의 가치를 빛내기 위해 농촌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장수 초록누리협동조합이다. 장수사람들이 지역 아이들과 장수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며 만든 교육협동조합인 만큼 풍요로운 지역 교육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바느질을 하고 있는 여학생

15일 오후 장수군 장계면 장수군군립공공도서관 2층에 모인 초등학생들이 서툰 바느질에 열중이다. 김경선, 김옥진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자그마한 천에 바늘을 이리저리 옮기며 각자 예쁜 조각보를 만든다. 초록누리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방과후 마을학교 ‘초록으로 자라는 마을아이들-초록누리 배움터’의 바느질 수업시간으로 이날이 바느질 수업으로는 두 번째 시간이었다.
방과후 마을학교는 지역특성에 맞는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지역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전북교육청이 마련한 사업. 지난 6월 3일 개강한 초록 마을학교는 전북교육청이 공모한 도내 방과후 마을학교 33곳 가운데 가장 먼저 개강했다.
초록 마을학교는 장계초등학교에 다니는 15명과 계남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 5명 등 모두 20명의 학생들이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군립공공도서관이나 장수 하늘소 마을, 또 프로그램에 맞는 장소에서 수업을 한다.
마을학교는 ‘우리 차 다도’, ‘내 손으로 바느질’, ‘내 힘으로 요리’, ‘철이 드는 환경수업’ 등 생태환경, 다도, 요리, 바느질 등 크게 4개 분야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강사들은 모두 지역에 사는 조합원이다. 각 영역에서 인정받는 실력을 갖춘 강사들이다.

▲ 푸드테라피 수업

방학이 시작되면 프로그램시간을 늘려 주 2회 교육을 진행한다. 프로그램 내용도 더욱 다양화해 아이들의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다.
쿠키 만들기, 천연 염색하기, 천연 샴푸 만들기, 시 쓰기, 장수신문 만나기, 가래떡 뽑기, 뜨개질 수업, 목공에 대한 이해, 백두대간 생태학교 걷기 등 아이들이 지역과 자연이 만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꾸몄다.
“우리 마을학교 프로그램의 목표는 친환경과 아이들 자존감 형성에 있습니다. 아이들이 우리 주변의 자연을 경험하면서 초록의 가치를 같이 공유하고 마을 생활에서 얻는 귀한 가치를 체득해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마을학교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바느질 수업

박송자(47)협동조합 이사가 밝힌 이같은 마을학교의 지향점은 초록누리협동조합의 설립 목적에 따른 것이다.
‘다양한 교육문화활동을 통해 농촌자원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알리고 지역민의 자존감을 높이며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조합원의 의지가 학교 운영에 투영되는 것은 당연한 일.
조합 설립 이후 진행해 온 사업들도 이런 목표에 충실하다. 초록별 지킴이학교, 환경체험교육, 여성 사회적경제 아카데미, 농촌만세학교, 교육청 토요방과후학교 등과 함께 농림부와 농어촌희망재단의 지원을 받아 3년째 희망교육공동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지난 2012년 장수군에서 시행한 ‘여성 프린랜서 전문강사 교육 과정’을 마친 6명의 여성들이 모임을 갖는 과정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예전부터 지역 운동에 관심에 많았던 이들은 협동조합을 통해 생각을 실천하기로 하고 2013년 2월 조합을 설립했다.
‘우리는 생명·평화·환경살림이라는 가치를 세우고, 이 운동에 뜻을 품고 공감하며 함께 하기를 원하는 주민들, 지인들, 단체들과 더불어 자립·자조·자치라는 협동조합의 목적을 실천함으로써 우리의 삶의 터전에서 환경과 생태가 회복되고 더불어 행복하고 잘 사는 마을 공동체를 이루기 위하여 초록누리협동조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조합 설립 취지문 일부>
장수지역의 다양하고 깊이있는 교육문화를 선도하고 함께 나누는 이러한 조합의 노력은 이제 지역을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통해 한 발 더 나아간다.

▲ 다도 수업

장수에는 지난 2008년부터 장수교육을 사랑하는 개인, 단체들이 모여 어린이날, 학생의 날 등에 여러 행사를 개최해 왔다. 이런 기존 연대가 올해 2월 26일 정식 단체로 발족했다. ‘행복을 일구는 장수교육 네트워크’에는 교장, 교사, 아동센터, YMCA, 협동조합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행복한 교육, 행복한 장수’를 만드는데 노력을 모으고 있다.
지난 18일 주말을 맞아 초록누리협동조합은 천천중, 장수중, 장수고 학생들과 함께 전주 차 전문점에 나와 홍차수업을 했다. 커피와 탄산음료 말고도 다양한 차가 있고, 또 차를 덖고, 차 마심을 안내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청소년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는 게 박진희 이사의 설명이다.
“학생들이 커피 말고 다양한 차에 대해 알고, 차를 즐기고, 또 차와 관련된 진로도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좋겠다”는 그의 설명을 통해 협동조합이 그리는 공동체의 모습을 조금 엿볼 수 있었다.
/이병재기자·kanadasa@

 

기고: 자존감 강한 아이들로 성장 기대

▲ 박송자 초록누리협동조합 이사

마을은 아동청소년들의 생활과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1차적 거점이면서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기본영역이다.
아동청소년의 성장에 필요한 다양한 자원 및 제도를 찾아서 우리 지역 아동청소년들이 학교 밖의 활동을 통해 균형 잡힌 성장과 발달을 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도록 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초록누리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는 방과 후 마을학교의 목적이다.
초록누리협동조합 정관 「제2조(목적) ?조합은 생태와 환경, 바른 먹거리, 농업, 다양한 문화 등의 체험과 교육, 문화행사 활동을 통해 지역에 다양한 교육문화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농촌자원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알리고 지역민의 자존감을 높이며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경제 활성화에 기여 한다.」 에 명시되어 있듯이 초록누리협동조합에서 방과 후 마을학교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는 다도, 바느질, 요리, 생태. 환경, 푸드테라피 등 우리지역의 상황을 반영하여 아동청소년의 성장과 발달의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경험과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날이 도시에 있는 아이들만 누릴 수 있는 날이 아니라 농촌에 있는 아이들도 우리의 날로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어린이날과 학생의 날에는 다양한 체험부스운영을 하고 있다. 이러한 만남을 통하여 우리지역 아동청소년들에게 동아리활동을 직접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하고 있다.
농촌지역에서 누릴 수 있는 환경의 가치와 우리지역의 자원을 잘 활용해서 아이들 스스로가 지역에 대한 애향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존감이 강한 아이들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초록누리협동조합은 언제나 노력하고 있다.
/박송자 초록누리협동조합 이사

 


이병재 기자  kanada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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