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는 동학농민혁명으로 많은 이들이 희생됐음에도 항일의병과 독립운동에서 수많은 우국지사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연구 및 발굴성과가 미비해 전북의 독립운동사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일제의 식민통지에서 벗어나 자주독립을 되찾은 지 7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를 맞아 지금껏 조명되지 못한 전라북도의 애국지사와 독립운동과정을 큰 틀에서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광복회 전북지부, 전라북도향토문화연구회와 공동주관하는 ‘광복 70주년, 한말 항일의병과 독립운동 특별전-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가 23일부터 10월 11일까지 본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전북지역 의병운동의 시작은 1906년 무성서원에서 일어난 태인의병(병오창의)이다. 최익현과 임병찬을 중심으로 무성서원에서 발발해 호남지역 의병활동에 불을 지폈다. 1907년 군대가 해산되면서 대규모의 조직적인 무장항쟁으로 전개됐는데 이석용은 진안에서 호남의병창의동맹단을, 전해산은 대동창의단을 결성해 힘을 보탰다.

1910년 일제에게 주권을 빼앗긴 후 임병찬은 독립의군부를 조직해 전국적 의병투쟁을 계획했으며 1919년 3.1만세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으로 전북출신 박준승과 백용성이 참여했고, 천도교와 개신교 조직망을 통해 전북 전 지역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학생 항일운동도 눈에 띈다. 6.10만세운동 주모자 중 학생 11명 가운데 이동환을 비롯한 4명이 지역출신이었고, 신흥학교와 기전학교는 신사참배를 거부해 1937년 폐교된 적이 있다.

정읍출신 아나키스트 백정기 의사는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하면서 일본공사를 처단하려 했으며 이종희 장군은 전북출신으로는 유일하게 광복군 지대장을 지냈고 대한민국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을 역임했다. 이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일제에 항거한 자정순국자가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인원은 공치봉 김근배 김영상 김천술 박도경 백인수 설진영 이봉환 이태현 이학순 장태수 정동식 조희제 한영태 황석 15명 정도다. 전시에서는 ‘1부 전북지역 한말 항일의병’ ‘2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3부 의로운 죽음, 자정순국’에 걸친 100여점의 유물을 통해 위의 내용을 소개한다.

대표적인 유물로는 조선팔도가 그려진 작전지도로 후세에 5m 길이 8폭 병풍으로 만들어진 ‘전해산 작전용 지도’와 1908년 음력 8월부터 다음해 윤 2월까지의 기록을 담은 ‘진중일기’를 비롯해 대구감옥에 갇혀있던 1914년 음력 3월 죽음을 앞두고 작성한 ‘이석용 서간’이 있다.

더불어 고종황제가 김상기를 독립의군부 직책에 임명한 ‘김상기 교지’와 신흥학교와 기전학교 학생들의 돈으로 만들어 교회에 기증한 ‘신흥학교, 기전학교 화병대’, 일제강점기 순국한 장태수가 대상인 ‘장태수 초상화와 어사화’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동희 관장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을 되돌아보고 참여한 이들의 숭고한 넋과 뜻을 기리고자 한다. 또한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후손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28-6485./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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