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서의 삶이 간결하지만 분명하게 와 닿는다.
  22일부터 27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인전 ‘내가 사는 집-일상의 텃밭에서 체험한 흔적과 표상’을 열고 있는 이은경은 지난해와 동일한 ‘일상과 평안’을 주제로 ‘집’이라는 큰 틀 아래 안팎과 시공을 초월하며 내면세계를 드러내는 작업을 선보인다.
  사유, 관계 등 일상의 흔적들을 마음속에서 다지고 다진 다음 일기를 써 내려가듯 잔잔하게 그려내는 방식으로 공감을 자아내던 그가 조금 달라졌다. 그림 형식은 비슷하지만 1인칭으로서의 작가가 더욱 뚜렷하고 선명하게 드러나서다.
 화가이기 전에 여자이자 엄마로서 감수해야 하는 것들,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바람과 소망을 그리고 있다. 이는 안식처이자 희망 그 자체인 집에 여성의 꿈과 고뇌를 담은 ‘잠 못 이루는 밤’ ‘몸살’ ‘꿈꾸는 여자’ 같은 작품에서 엿볼 수 있다.
  구상적이고 단순한 형태로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지만 그 내면에 담긴 뜻은 결코 간단하거나 가볍지 않다. 이은경의 사연은 곧 우리의 이야기다. 전북대와 같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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