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자와 그들의 자녀 등 전북에도 다문화가정이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도민들에겐 여전히 생소하기만 하다. 지역 곳곳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다문화란 무엇인지, 문제점과 해결책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다문화사회와 전라북도의 문화적 현실’을 주제로 23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전북다문화포럼(대표 유대수)의 제1차 정기포럼에서는 우리 주변에 흔히 존재하는 다문화가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열린 마음가짐이 우선시돼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김선태 전북문화누리사업단장의 발제문 ‘남미 결혼남성의 이주 과정과 정착 과제’는 한국 이주자 중에서도 극소수에 주목한다. 관련 정책 및 지원이 수적으로 우세한 아시아 여성들에 맞춰져 있어 통계 수치에서 제외될 정도로 희박한 남미 남성들은 적응하기 어렵다는 것.

김 단장은 “문화누리사업을 통해 만난 페루 청년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 그에 대한 방안을 마련한다면 이후 남미지역 이주자들의 전북 정착을 순조롭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차별이 없어야 한다. 이주자 대신 이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현정 전주효자문화의집 관장은 ‘2011 아시아 태평양 무형문화유산축제-아태빌리지’를 통해 “당일만 참여하는 게 아니라 프로그램 기획부터 함께해 과정 중심의 축제가 된 건 커다란 성과다. 덕분에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가 될 수 있었고 믿어만 준다면 그들 스스로 능동적으로 해 나감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족과 함께 나누는 뮤지컬-더불어 숲’을 발표한 정경림 전주시다문화지원센터 강사는 “다문화아동들은 비 다문화 아이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면서 자신감을 회복했고 리더십도 가지게 됐다”면서 “다문화가족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진심을 담은 교육과 따뜻한 응원이 필요함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김문강 김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은 ‘다문화어울림 문화교육지원사업 사례-지평선어울림합창단’에서 “다양한 분야의 문화지원사업 중에서도 합창을 택한 건 다문화와 가장 닮아서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이들이 시간이 갈수록 다독이고 나누는 관계가 됐다”고 나눴다.

‘문화 프로그램 운영 사례와 문화적 접근’의 발제자 채성태 문화연구 싹 대표는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지 못하는 풍토 속에서 다문화사회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을 거라 판단,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살기 위한 의식 전환 활동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문화 발생 배경과 이유를 알게 되면 그 나라가 보이고 사람에 대한 이해도 커졌다”고 회고했다. 

2015년 전라북도 다문화가족지원정책을 소개한 이현선 전북도청 다문화지원팀장도 “한국어교육 강화, 결혼이민자 정착지원 및 자립역량 강화 기반구축, 다문화가족자녀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 지원. 다문화가족 갈등예방 및 이주여성 권익증진을 지원기본계획으로 세우고 있다”면서 “이를 실제화하기 위해서는 다문화사회 인식을 개선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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