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전북도내 공공의료의 중심인 전북대병원의 수장으로 강명재 병원장이 취임한지 한달여가 지났다.

강 병원장은 진료 프로세스 개선, 특화 의료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수도권으로의 환자 유출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병원장에 취임하기 전, 전북대병원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던 경험에서 우러나온 자신감이었다. 그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환자 중심 병원’을 강조했다.

그동안 전북대병원이 지적받아 온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반성이 깔려있으며, 앞으로 병원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자신감도 담겨있었다.

그는 △외래 진료시간 준수 △환자 진료 대기시간 축소 △수술일정의 체계적 관리 △응급실 회전율 관리 등의 방안을 제시하며 공격적인 환자유치 전략을 내세우고 한달여 동안 업무를 익히면서 ‘내실있는’ 병원 경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북대병원 제19대 원장에 취임한지 한달여가 지났다. 취임 소감을 다시한번 말해달라.

▲먼저 축하해주시고 격려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한달여동안 업무파악을 하면서도 한켠으론 도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지역 대표 병원의 병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급변하는 의료계의 내·외부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도민들의 높아진 기대 심리에 부응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 고민 중에 있다.

병원 발전은 병원장 한 사람의 힘으로만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제가 병원가족의 마음을 얻고, 병원가족들이 도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지난 10년간 전북대병원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그동안의 성과는 무엇인지

▲우리 병원에서는 2008년 전북지역암센터 개원을 시작으로 2011년 노인보건의료센터, 2013년에는 장애인구강진료센터와 어린이병원, 호흡기전문질환센터가 차례로 개원했다.

이들 센터에서는 전문 영역별로 특화된 세부 전공을 살려 지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병원의 외형이 커짐에 따라 심화되는 주차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초 지하주차장 건립을 완공했고,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쾌적하고 편리한 환경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본관 리모델링 사업도 진행했다.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을 뒷받침하고 이를 보완하는 ‘내적 충실화’를 통해 더 강하고 튼튼한 병원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내적 충실화’를 이루겠다고 했는데 이는 ‘환자 중심 병원’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인가.

▲그렇게 봐도 무방하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 병원은 대내·외적인 여러 한계를 극복하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낮은 의료수가, 정부의 급여보장성 강화, 지역환자의 수도권 유출 등 그 어느 때 보다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직시하고 그동안의 투자가 결실을 맺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할 때다.

‘내적 충실화’를 위해 환자중심의 병원문화 정착, 소통과 화합으로 상생하는 병원, 경영 합리화를 통한 튼튼한 병원 육성, 수도권 원정진료 최소화 등 4가지 실천전략을 중심으로 병원을 이끌어가겠다.

 

- 내적 충실화를 위해 수도권 원정진료 최소화 방침을 제시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지역의 병원이 아닌 수도권까지 의료원정을 가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인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며 구체적인 대책을 말해 달라.

▲수도권 의료 유출 문제는 비단 우리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지역병원들이 안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면서 지역민을 위해서라도 꼭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우리 병원은 지난해 국가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각종 의료 질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다.

이는 수도권 대형 병원과 비교해 우리 병원의 의료 수준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이 수도권 대형 병원을 선호하는 이유는 막연하게 지방병원은 수도권 병원에 비해 의료수준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과 수도권 대형 병원들의 공격적 마케팅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의료서비스 향상을 기본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병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개발하고 진료 프로세스를 개선해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외부적으로 지역 내 병원과 협진체계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진료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지

▲우리 병원은 지역 거점병원으로 1·2차 의료기관에 비해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접수나 진료대기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데다, 본관을 중심으로 각 전문질환별 센터가 별도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어 동선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환자가 직접 병원을 내원하지 않고, 유선 및 인터넷을 통해 진료예약을 처리하고 있으며, 환자들의 수납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예약환자에 대해 ‘선진료 후수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환자들의 동선과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각 진료센터별로 수납창구를 분산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다

 

- 수도권 원정 진료 문제의 기저에는 의료사고 등 병원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 환자 중심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한 개선도 시급하다고 보는데.

▲의료사고가 안 일어나는 게 최선의 방법이지만, 환자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의료사고는 수도권 의료기관에서도 심심찮게 일어나는 일이며, 이를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환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우리 병원에서는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받을 때마다 이 부분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우선 의료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각종 검사단계마다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의료진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도 3억원을 들여 환자 ‘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안전장치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 병원 현안인 군산 전북대병원에 대해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군산 전북대병원은 군산을 중심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의해 추진되었지만, 안타깝게도 환경문제에 부딪혀 현재 답보상태에 있다. 사업 추진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지만 국책사업인데다 우리 병원 단독으로 진행하는 사업이 아니기에 정부와 전북도·군산시 등 관계 기관과의 충분한 논의와 함께 법과 절차에 따라 향후 방안을 검토하겠다.

 

-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전북대병원은 도민의 사랑을 먹고 성장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도민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최상의 의료서비스로 귀중한 건강과 생명을 지켜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도민이 믿고 찾을 수 있는 병원, 도민이 자랑스러워하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강명재 병원장은

강명재 신임 전북대병원장(56)은 전북대 의대를 나와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전남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92년 9월부터 전북대병원에 재직하고 있으며 병리과장, 홍보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면서 탁월한 업무능력과 다양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병원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대에서는 의대 부학장을 역임하면서 학생들의 실력 향상과 임상실습 환경 개선 등 의과대학 발전에 역량을 발휘했다. 학회 및 외부활동으로 대한병리학회 평의원 및 호남지회장, 신장병리연구회 학술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전라북도 의료 및 약화사고 등에 대한 공동조사단과 예방접종 부작용 역학조사단으로 활동했다.

지난 1993년 경찰행정 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전북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은 바 있으며, 전북대 의대 부학장 재임 중 기초의학 분야의 ‘전병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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