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메르스 사태가 종식된 지 40여 일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우르르 병문안 문화’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18일 도내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6월에는 병원마다 문병객 명단을 필히 작성하게 하고 면회시간과 인원을 제한하는 등 철저하게 통제했다.

하지만 도내 메르스가 사실상 종식된 7월 중순 이후 각 병원들의 관리가 느슨해졌을 뿐 아니라 방문객들도 협조하지 않는 실정이다.

실제 이날 오전 11시께 찾은 전주의 한 종합병원 입구에는 ‘방문객 면회 제한’이라는 문구와 함께 면회 방문객 명부 작성, 면회 전 손 씻기 후 마스크 착용, 면회시간 오전 9시에서 10시, 오후 7시에서 8시 사이 엄수, 면회 인원은 1~2인 등의 내용의 공지가 붙어 있었다.

종합병원 응급실은 모두 통제돼 입구에서 관계자가 막고 서 있고 중환자실 또한 하루 한번 일정 시간동안 면회가 가능한 반면, 일반 병동은 아무런 제한 없이 출입할 수 있다.

1층 입구 앞에는 방문객 신원을 적는 차트가 놓여 있었지만 쓰도록 유도하는 관계자와 쓰는 방문객도 없었고 차트는 덮어 있었다.

일반 6인 입원실에는 중년 여성 방문객 4명이 무리를 지어 병문안을 와 있고 환자와 음식을 함께 나눠 먹기도 했으며 마스크를 착용한 방문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음식과 꽃바구니를 배달하기 위해 수도 없이 배달원들이 병원을 찾았고 택배기사도 볼 수 있었다.

불과 2달 전까지만 해도 음식과 꽃바구니 배달 서비스의 출입이 아예 제한돼 1층 로비에서 관계자들이 전달해주던 모습은 없었고 문진을 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간호사도 있었지만 이를 보고도 제지하지 않았다.

종합병원 관계자는 “문병객을 일일이 다 막고 서 통제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점이 많다”며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통제하고 있고 일반 병실은 문 앞에 문병객 차트를 작성하고 손 세정제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 병동과 노인요양병원은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생활하는 곳이기 때문에 제한과 주의가 각별히 필요하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메르스가 잠잠해지면서부터 방문객이 늘었고 출입 제한에 항의를 하는 방문객까지 있다”고 하소연했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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