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팔만대장경의 보존력에서도 증명된 천년의 비밀을 간직한 옻칠.

목기의 고장 남원에서 옻칠 산업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주도하는 한편, 관광자원과 연계한 지역특색관광 및 지역산업체의 성장 발전 모델을 구축해 문화산업을 진행하고 있는 '정일품공방'을 찾았다.

'정일품'이란 공방이름은 벼슬품계를 이르는 말로 고전적 이미지와 함께 '최상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남원목기는 신라시대의 고찰 실상사 스님들이 바루(밥그릇)을 만들었던 높은 기술을 이어 받았다. 이 목기는 조선조에는 왕실에까지 진상했고 사찰의 승려들과 일반 서민들에 의해 전수돼 지금의 목공예로 발달했다.

특히 지리산에서 생산된 토종목재의 독특한 향과 단단한 재질을 바탕으로 선조들의 장인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모양이 정교하고 섬세하며 무공해 자연 옻칠을 사용, 색상과 내구성 등 품질의 우수성으로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정일품공예관의 무형문화재 제13호 '안곤' 선생은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정신으로 모든 제품마다 최고급의 작품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상품으로는 옻칠 제기, 찻잔세트, 수저세트, 컵 세트 등 생활공예를 비롯해 병풍, 제기함, 제사상, 교자상 등이 있으며, 2014년 6월에는 조달청으로부터 문화상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정일품공방 제품은 품질만 탁월한 것이 아니라 웰빙까지 추구하는 현 트렌드와도 부합한다. 천연옻칠의 전통방식을 그대로 고집하기 때문에 방수, 방습, 보전효과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이미 증명된 옻칠의 우수성처럼 향균, 방충, 원적외선 방사 등 인체의 좋은 영향을 주면서 그냥 제품이라기보다 하나의 건강 상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옻칠을 한 목기는 내구성과 보관성이 뛰어나다. 요즘은 화학칠을 해 광택을 내기도 하지만 품질은 옻칠목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옻칠한 목기는 오래 사용해도 좀이 슬지 않고, 수면이 지나면 밝은 통으로 변하면서 붉어지는데, 이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하지만 카슈(주합) 및 우레탄칠을 한 제품은 좋지 않은 냄새가 나며, 뜨거운 물에 담았을 때는 냄새가 더 심해지는 단점이 있다. '정일품공방'은 소비자에게 제품을 효과적으로 선보이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마케팅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통상 옻칠제품은 단가가 높고 대중화가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업체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전북경제통상진흥원은 2014년부터 디자인개발, 박람회지원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현재 트렌드와 부합하는 전통적이면서 현대적인 소비자 성향에 따른 제품포장디자인개선을 통해 매출성과를 거뒀다. 또 지속적인 박람회지원을 통해 정일품은 천연옻칠 원료로 전통방식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기업 담당자는 "옻칠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일정량 구입시 사은품을 증정하는 마케팅 전략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체계적인 홍보 및 마케팅 전략을 통해 자사제품이 시장에 통한다는 것을 확신한만큼 적극적으로 사업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고 밝혔다./김선흥기자·ksh9887@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