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봉 전주교육장이 핵심 교육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요한기자·yohan-m@

‘신뢰와 협력으로 행복한 교실을 가꾸는 전주교육’을 비전으로 지난 2년간 전주교육 발전을 이끌어온 최진봉(57) 교육장. 도교육청 장학관과 교육문화회관 연구관, 방콕국제 학교 파견 근무, 두 번의 학교장 등을 거치면서 현장과 행정의 경험을 두루 쌓은 최 교육장이다. 그를 만나 지난 2년간 전주교육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전주교육장에 취임한지 2년이 지났습니다. 소감을 말씀 해주신다면

-교육장공모를 통해 2013년 9월 1일자로 전주교육청에 왔는데 벌써 2년이 지났네요. 취임 당시 가장 강조했던 것이 교육청이나 학교 행정은 교실을 지원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교실은 선생님과 학생이 가르치고 배우는데 행복한 배움의 공간이 돼야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번이라도 더 학교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한번이라도 더 찾아가서 둘러보려고 했습니다.

전주 관내에 140여개의 유·초·중·고교가 있는데 2년 동안 120여개의 학교를 돌아봤습니다. 한 학기에 보통 30~40개씩 학교 방문을 통해 교사들과의 공감대를 넓혀나가고자 했습니다. 이번 학기에도 10월부터는 학교 방문을 시작할 겁니다. 학교의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특색사업이나 잘하고 있는 사업들은 적극 지원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주교육청의 특색사업은 무엇입니까.

-정부가 내년부터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전면시행 하는데 우리교육청은 2년 전부터 ‘꿈을 찾아 미래를 디자인하는 랄랄라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학생 적성·발달 단계에 맞는 다양한 진로관련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진로인식-진로탐색-진로설계로 이어지는 진로교육의 체계성을 높이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38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진로심리검사 및 직업흥미도 검사를 지원했고, 진로직업체험 및 진로캠프 293개 기관, 진로아카데미 328명 참여, 진로교육담당교사 현장연수 3회, 진로체험지원단 구성·운영, 진로직업체험처 발굴을 위한 34개 기관과의 MOU 체결 등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 결실로 지난 4월 전주시와 공동으로 진로직업지원센터를 개관하게 됐습니다.

▲전주혁신교육특구로 지정됐는데요, 어떤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까.

-전주교육청은 교육경험의 장소를 학교 밖으로 확장해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방과후학교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중심의 지역교육공동체 실현을 위해 ‘학교 밖의 학교! 온고을 방과후학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9개 기관이 참여해 숲체험, 우리동네 탐구, 연극, 요리, 미술 등 학교안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지요.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활동들이기 때문에 학부모의 참여 및 지역민들의 인식개선도 필요합니다. 그래도 아카데미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나 협력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서도 교육하고 있습니다.

또한 혁신교육을 위해서는 교사들의 변화가 가중 중요하기에 수업혁신학년제를 도입하고, 학교들의 신청을 받아 17개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책을 읽고, 토론을 하고, 수업을 공개하는 자율적인 학습조직인 것이죠. 이들 교사들의 모임이 혁신을 견인하는 조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원도심학교들이 위기인데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전라북도 원도심학교 43개 가운데 17개가 전주 관내 학교들로 그 숫자가 많습니다. 원도심학교 살리기 문제는 교육청만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인구 자체가 원도심에서 신도심으로 이동하면서 공동화되면서 나타나는 문제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 사업은 지자체와 교육청이 함께 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지역의 공공기관이나 시민사회단체, 예술단체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요.

우선 교육청 차원에서는 17개 학교에 그동안 시설사업비 34억원을 들여 학교환경을 개선했습니다. 또한 원도심학교 학급당 인원은 30명으로 낮춰진 상태고, 특히 원도심학교이면서 혁신학교인 곳은 학급당 학생수가 25명으로 개선됐습니다.

여기다 학교에서 특색있는 교육을 실시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만족감을 안겨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방과후 교육력이 취약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앞서 말한 온고을 방과후학교 등의 프로그램이 지원돼야 할 것입니다.

▲전주시 중학교 배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개선방안은 있을까요.

-현행 배정방식은 근거리 80%, 추첨 20%입니다. 근거리 배정도 4개 학군별로 나눠 실시하기 때문에 1지망에 95%, 2지망에 97% 등 대부분 희망하는 학교로 배정됩니다. 학부모들의 민원이 가장 없는 배정방식이긴 하죠. 그렇지만 완전히 이상적인 배정방식은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선호학교와 비선호학교, 원도심학교와 신도심학교의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이죠.

근거리 배정을 원칙으로 하되 선호학교 쏠림으로 인한 원도심학교 공동화현상은 막을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교육정책연구원에서 용역을 실시했고, 조만간 그 결과가 나옵니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폭넓은 의견수렴과 충분한 사전설명회를 통해 학부모들의 불만을 최소화해 나가야겠지요.

▲학교장이나 교사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까.

-기업은 시장의 변화를 보고 물건을 팔듯이, 교사들은 아이들의 눈동자를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아이들로부터 감동받고 존경이 설정될 때 행복할 수 있고, 학교장은 그런 교사들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아이와 교사가 원만하고, 더 나아가 행복한 관계가 될 때 아이들이 교실을 찾아오고, 학교에 오는 것을 즐거워하고, 교사는 가르치는 보람을 느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서로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김지혜기자·kjhw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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