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쌀 주산지인 농도(農道) 전북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대풍(大豊)으로 쌀 재고가 늘면서 쌀값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올해에도 풍년이 예상되지만 수매가 하락을 우려하는 농민의 근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밥쌀용 쌀까지 추가 수입될 것으로 보여 그 동안 전국 평균보다 낮은 가격대를 형성해 온 전북 쌀의 경쟁력 약화로 농민들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9일 전북도에 따르면 올해 전북지역 벼 재배면적은 12만1765ha로 전국 재배면적(79만9344ha)의 15.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국 광역 지자체중 전남(17만185ha), 충남(14만6319ha)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면적을 차지한다.

쌀 생산량도 지난해 67만9000톤으로 전국 생산량(424만739톤)의 16.0%에 달한다. 지난 2010년 69만1000톤, 2011년 68만4000톤, 2012년 62만2000톤, 2013년 68만톤 등 최근 5년간 평균 67만1200톤 이상을 생산, 매년 전국 쌀 생산량 대비 15%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가뭄으로 밭작물은 피해를 입었지만 가뭄으로 인한 풍부한 일조량은 쌀 생산에 오히려 도움이 되면서 대풍이 예상돼 지난해보다 5~10% 이상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량이 늘더라도 소비는 줄어 재고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실제 농민들에게 돌아갈 수익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기준 쌀 20㎏ 당 평균가격은 3만9912원으로 8월 평균 가격(4만28원)보다 116원 하락했고, 지난해 같은 시기(4만1601원)와 비교해서는 1689원이나 폭락했다.

또한 올해 월별 가격 동향을 보면 1월 4만688원에서 5월 3만9618원, 지난달 4만28원 등 3만9000원 후반에서 4만원 초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농식품부가 선정한 ‘고품질브랜드 쌀’ 12개 브랜드 가운데 전북쌀 브랜드 5개가 선정된 바 있지만, 쌀 가격은 전국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밥쌀용 쌀이 추가로 수입될 것으로 보여 가격 하락은 불 보듯 뻔해 농민들의 피해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도내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올해 풍년이 들어 소득이 보장되어야 하나 풍년이 들어도 걱정을 해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농업이 무너지면 전북 경제가 무너질 수 있으므로 쌀 가격 하락에 대한 대비책을 수립해 농민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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