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제법 쌀쌀해졌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공휴일인 한글날(9일)을 포함해 7일부터 11일까지 닷새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한옥마을을 비롯한 전북 일원에서 열리는 소리축제에선 또 어떤 프로그램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모두 4회에 걸쳐 살펴본다.

올해는 5000석에 달하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용 프로그램들이 크게 늘어 눈길을 끈다. 굵직한 공연들을 보다 많은 이들이 관람하고 생생하게 호흡할 수 있도록 실내에서 야외로 장소를 옮긴 것.

여기에는 부담 없는 가격 선인 1만 원을 관람료로 지불하는 ‘만원의 행복’이 적용된다. 해당 작품은 5개인데 장르는 제각각이지만 파티라는 공통분모에서 알 수 있듯 공연자와 관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자리로 꾸려진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해 기획 단계부터 관심을 불러 모은 개막작 ‘판소리 Big Party(7일 오후 7시)’는 올곧은 판소리로 이뤄진다. 전북도립국악원 예술단과 도내 음악인 160명이 판소리 흥보가 중 흥보 박타는 대목까지 갈라로, 다채롭게 전해 전북 소리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한편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난해 개막작 ‘청-Alive’에 이어 또 한 번 판소리의 진화를 기대해도 좋다.

우리 소리, 월드뮤직과 어깨를 나란히 할 대중음악은 CBS가 매년 마련하는 축제 속 축제, 별빛콘서트 ‘Let’s Party(8일 오후 7시)’에서 만날 수 있다. 김태우 조관우 서문탁 이예린 옥상달빛 같은 실력파 뮤지션들이 가을밤을 때론 따스하게, 때론 격정적으로 수놓는다.

그간 못한 효도를 해 볼 생각이라면 ‘K-Folk Big Party(9일 오후 7시)’를 추천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포크음악 대명사 송창식 양희은과 영혼을 울리는 짙고 깊은 음색의 싱어송라이터 장필순이 빚어내는 특별한 조화, 환상의 하모니는 상상 불가다.

낯설고 어려운 월드뮤직에 대처하는 자세는? ‘월드뮤직 Big Party(10일 오후 7시)’로 향하자. 기분 좋을 정도로 친숙하지만 귀 기울 만큼 신선한 선율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다가선다. 20인조 클레어 메모리 오케스트라, 한국의 아이리쉬 밴드 두 번째 달, 프랑스 샹송 싱어송 라이터 쟌느 쉐랄,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과 재즈 여제 말로가 그 주인공.

폐막작 ‘농악 Big Party(11일 오후 7시)’는 지난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무대로 전국의 젊은 농악 연희단 150여명이 연합해 농악을 집대성한다. 청년 특유의 열정과 생동감을 바탕으로 파티형 농악의 진수를 보여줘 어르신들은 물론 젊은 세대에게도 무난하다. 후한 마무리 인심덕에 만원의 행복에서 제외된다. 무료./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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