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출신의 소설가 정민이 두 번째 장편소설 ‘어둠의 양보’로 돌아왔다.

강원도 동해시 예술인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하면서 시작한 작품은 터무니없고 어처구니없어 보임에도 실제 일어난 현실을 그린 것으로 벤처 거품이 절정기에서 폭발기로 향하던 1999년부터 2001년 무렵, 서울 강남에서 저마다의 기대와 목적을 가지고 벤처기업이라는 욕망의 도가니에 뛰어든 인물들의 연대기를 만화경처럼 펼쳐놓는다.

서사구조가 탄탄하고 몰입도가 높은 기존 장점을 유지할 뿐 아니라 강남 벤처기업에서 일할 때의 경험을 가감 없이 직설적으로 그리고 잘 알려진 실존인물들을 등장시키는 등 허구와 실제를 넘나들며 생생함과 아슬아슬함을 더한다. 그 음지에서의 전쟁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나 스스로 나아가 한 시대의 부끄러움을 목격하는 것 같은 씁쓸함을 경험케 한다.

경희대를 졸업 후 광고회사와 편집회사, 잡지사, 웹진에 몸담았다. 2013년 장편소설 ‘사이공 나이트’로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았으며 동해시에 거주하면서 집필한 중편소설 ‘어달-탄식함에 이르다, 까마귀와 통하다’로 2013년 제1회 동해해양문학상을 수상했다. 나무옆의자. 13,000원./이수화기자‧waterflow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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