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베어 물고 버린 썩은 사과와 금색 바탕을 대조해 너무나도 다른 나와 세상을, 거기에서 오는 고민과 생각을 나누던 작업은 더 깊어졌다. 나와 존재 전체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자신에게 더 깊이 천착하는 것.

21일까지 26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임승한의 열세 번째 개인전 ‘Zero Point’는 잉어가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민화로 입신출세를 가리키는 ‘약리도 프로젝트’ 그 두 번째다.

존재에 대한 해석을 과일 이미지로 구현하고 있는데 3차원의 지구행성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나(작가)’는 현대미술 창작자로서 다차원의 교감과 교류를 꿈꾸고 있으며 이는 결국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자 출발점이다.

그렇게 해서 다다른 결론은 나는 절대자인 존재전체(void)가 만들어낸 점(Zero point)에서 비롯됐고 이 점으로 인해 절대존재와 상대세계가 분리돼 나타난다는 것이다. 화가는 물론 이를 보는 이들 또한 자기를 미약하게나마 들여다보고 깨닫기를 원하고 있다.

원광대 조형미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두레공간 콩 대표와 부채문화관 운영팀장을 맡고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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