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쓰고 꿀벌을 노래하며 질경이풀에 시선을 둔다. 그들의 공통점이라면 저자가 나고 자라 머물고 있는 전라북도 무주군 적상면 포내리에 자리한다는 것.

이봉명이 포내리를 소재로 한 시집 ‘지상을 날아가는 소리’로 돌아왔다. 인간과 자연에서 날카로운 관찰력과 남다른 사유로 걷어 올린 시편들이 깊이 있으면서도 소탈하게 와 닿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작가의 고향이자 현재 삶의 터전인 포내리가 있다. “천천히 시를 따라가야 하는 포내리에 여전히 머물 것”이라는 서문에서도 알 수 있듯 시의 원천은 언제나 그곳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5부 ‘괴목나무 한 그루 서 있다’에서는 관련 연작시가 잇따른다. ‘언제나 어린 동생과 초가을/햇볕에 그을린 깜둥이로/논둑에 서성이는/이미 어린 나이에 허수의/아비가 되었다//(고향, 포내리에서1)’처럼 어린 시절을 밝히는가 하면 ‘남아서 지키는 자가 외로운 것(포내리2)’이라며 오늘날 심경을 전하기도 한다.

과거를 그리워하는 대부분의 시편과는 달리 지금 살고 있는 이로써의 일상 또한 묻어나 더욱 생동감 있게 와 닿는다. 1991년 등단 후 무주작가회의와 전북작가회의, 한국작가회의, 한국장애인문인협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꿀벌에 대한 명상’ ‘아주 오래된 내 마음 속의 깨벌레’ 등을 출간했다.

도서출판 두엄. 138쪽. 8,000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